기나긴 세월을 지나,
첫 시작은 중학생 때였다. 사랑보다는 먹는 게 좋았던 회피형이었던 나는 내가 좋다는 많은 사람들 지나쳐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
그땐 우리가 10년을 넘게 만날 줄 알았을까?
중학교 2학년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아 단발로 자르고 학교를 갔던 나는 피부에 닿는 바람이 차갑고 쌀랑하지만 기분 좋은 설렘으로 가득 하단 걸 알았다.
나는 2학년 반장이었고, 그도 3학년 반장이었다. 내 생일 갑자기 뜬금없이 울리는 핸드폰 알람을 확인하니 그 오빠가 생일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다.
외향적인 이미지의 그였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카톡에 뜬 내 생일 알람에 인사치레를 한다고 생각했다. 고맙다는 끝맺음 말에 그의 이어지는 질문 공세가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가게 했다.
일주일간 연락을 주고받으며, 난생처음 겪어보는 감정들에 온 집안을 뛰어다니기도 했고 침대에서 콩콩 발을 구르기도 했다.
그리고 예상했듯 좋아한다는 그의 고백에 ’ 나도 좋아 ‘라고 답했고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은 우리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나는 사랑을 하며 내가 불안정하고 모난 사람인 걸 직면했다. 너무 미워서 만남을 후회하기도 너무 사랑해서 미칠 것 같기도 했다.
겉보기엔 바르고 곧아 보이던 나의 본질은 스스로 사랑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던,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던 삐뚤어지고 모난 어린아이였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때 내가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었을까 생각해 보며 긴긴밤을 지나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