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3. 솔로몬의 선택(1)
아쉽지만 이번에도 실패하셨습니다.
당분간 마음 편히 가지시고 한 달 후에 뵙겠습니다.
“여보, 우리 이제 포기할까? 난 우리 둘이 사는 것도 괜찮은데”
“….. 이미 끝난 얘기자나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기로 한 거 아니었어? 오빠는 왜 맨날 포기하자고 해? ”
“아니야 여보 내가 미안해 너무 힘들어 보여서.. 그래서 그랬어 그래 한 달 있다가 다시 한번 해보자 우린 할 수 있어”
“미안해.. 오빠 잘못도 아닌데.. 그런데 너무 힘든데도 난 우리 아이가 너무 갖고 싶어.”
병원 복도 간이의자에 앉아 흐느끼는 아내를 꼭 껴안아 주었다.
5번째 시험관 실패 이후 점점 말수가 줄어가는 아내를 보며 어떻게든 그 마음을 달래주려 노력했지만 그것도 그때 잠깐일 뿐만 아니라 내 마음도 점점 메말라갔다.
“김 과장 지난주에 말했던 보고자료는 아직 안 됐어?”
“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깜빡해서 오늘 중으로 꼭 보고 드리겠습니다. “
“아니 안 그러던 사람이 요즘에 왜 이래?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정신을 빼놓고 살아”
“죄송합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집안일을 회사로 끌고 와서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을 보며 혀를 찼던 과거가 부끄러울 정도로 한심한 모습이다.
“김 과장 잠깐 담배나 한 대 피러 갈까?”
우리 회사로 온 지 2년 정도 된 정 차장님은 같이 지낸 세월이 길지는 않지만 업무 능력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훌륭해 팀장보다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다.
“시험관 잘 안 됐어? 이번이 몇 번째랬지?
“5번째요. 저는 이제 잘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아이 없이도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꼭 애가 필요한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와이프가 너무 완고하니 답답하네요. 회사일도 손에 안 잡히고…”
“회사일이야 시즌 다 끝나서 지금 당장 급한 것도 없고, 아참 A대리 얘기 못 들었지? 며칠 전에 나한테 상담하더라고 우선 이런저런 얘기해줬는데 이미 면접 합격은 했고 A대리가 결정만 하면 되는 상황인가 봐. 아무래도 나가지 싶어.”
“아 그래요? 저한테는 아무 말도 없던데 A대리 좀 서운하네요”
“그게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거 같아. 안 그래도 김 과장한테 말할까 말까 많이 고민한 모양이더라고. 근데 자세한 상황이야 나만큼은 모른다 쳐도, A대리 입장에선 당신이 사수인데 지금 집안일로 정신없어 보이는 사람한테 무슨 얘기를 해서 사람 마음 복잡하게 하고 싶겠어?
그러니깐 털어놓을 때는 마땅히 없고 해서 나한테 온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