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어두운 자아와 밝은 자아의 발견과 통합
1. 어떤 물체가 달빛에 비치어 생기는 그림자.
2. 물이나 거울 따위에 비친 달의 그림자.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빛과 어둠이 서로에게 건네는 편지.
아무것도 없어 빛나지 못하는 어둠이
밝게 빛나는 빛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빛은 어둠을 만나 어둠이 되어버렸고,
어둠은 빛을 만나 밝아지는 듯하였으나
끝내 회색빛에서 멈췄다.
사실은 서로가 만날 때부터
완전히 맞닿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만났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영혼에 이끌려
만날 수밖에 없었던 인연이 되어준 이유는
희망이라는 빛과 욕심이라는 어둠이
달빛에 비쳤기 때문이 아닐까.
To. 빛나는 당신에게
생각보다 훨씬 깊은 나의 어둠이 나를 괴롭힐 때,
당신이라는 빛이 나에게 다가와 주었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항상 밝게 빛나주는
달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내 어둠은 당신 덕분에 밝아지는 듯하였으나
결코, 당신만큼 빛나는 빛이 될 수는 없었기에
절망에 빠졌습니다.
아무리 당신과 같은 행동을 하고,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결국 당신과 저라는 존재의 뿌리는
다른 곳에서 오더군요.
저의 뿌리는 어둠만이 가득해서
당신을 따라 하려 노력해 봤지만
그런 제 자신을 물가에 내놓았을 때는
오히려 어둠도, 빛도 아닌
어중간한 회색빛 모습만 남았습니다.
회색빛 모습이 부서져
파도에 집어삼켜지는 모습을
저항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사라졌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당신은
눈부시게 빛나던 달의 모습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저와 같은 어둠이 되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파도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저는
안아주지도 못하고 절절하게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죠.
그걸 바란게 아니라며 바람을 타고
거세게 저항하며 다가갔으나
그럴수록 더욱 강한 파도가 되어
당신의 어둠을 더 짙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당신의 역경을 만들어낸 것 같은
죄책감에 생긴 미안한 마음들도
당신의 발만 슬그머니 간지럽힐 뿐이었죠.
애초부터 그림자와 빛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걸
왜 그렇게 부정하고 싶었을까요?
사랑스러운 당신의 영역을
너무 탐낸 벌을 받나 봅니다.
아니, 어쩌면 벌을 받을 줄 알면서도
당신의 사랑을 품고 싶어 모른 척했습니다.
당신을 볼 때마다 희망이라는 빛이
저를 따라와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빛을 너무나도 꽉 끌어안고 싶어 해서
욕심이라는 어둠이 저를 집어삼켰습니다.
그날들을 너무나도 후회합니다.
그날의 후회로 가득 찬 오늘의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어차피 닿지 않을 마음을 알면서도 적어봅니다.
From. 칠흑 같은 어둠이
To. 별들을 빛내주는 당신에게
그거 아시나요? 당신을 생각하며 바라본 하늘에는
별들이 수를 놓은 것처럼 빛나더군요.
생각해 보니 수많은 별들은 당신이 존재하기에
특별해 보였던 것 같습니다.
별 볼일 없이 혼자 떠있는 저는
혼자서 그 수많은 별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당신이 부러웠습니다.
제가 지구라는 행성을 돌며
지구를 빛내듯이요.
저는 수많은 별들의 무게감을 다 짊어지고
살아가시는 모습을 정말 닮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저 지구를 빛내기 위한 책임감만
떠안고 있느라 아파했는데,
당신은 수많은 별들을 다 품는 큰 그릇을
안고 있느라 얼마나 힘든지 가늠조차 안되더군요.
그런 당신이 외로움을 느낀다니..
그 외로움의 결이 어디서 오는지
함께 탐구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짐을 같이 짊어져도 좋을 만큼
당신과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차라리 제게서 빛나야 하는 모든 것들이
없어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저를 덜 미워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해서라도 당신이 빛난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당신이 없는 하늘을
수백 번 쳐다보기만 했는데
제가 원하던 대로 제 빛이 다 사라져
어둠이 되어갔어요.
근데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은 바뀌질 않더군요.
당신과 함께 하고 싶었던 외로움이라는
감정의 결도 알게 되고,
당신과 닮은 어둠이 되기도 했는데..
당신이 없으니 다 부질없습니다.
이 외로움이라는 숨통 끊어질 것만 같은
감정의 늪에서도
이제는 당신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그거 딱 하나만은 기쁩니다.
그러니 제가 어둠이 되어가는 모습에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이렇게 되고 보니 저는 겉보기엔 밝게 빛났어도
속으로는 힘들게 빛나는 어둠이었다는
사실만이 저를 괴롭힐 뿐입니다.
당신은 제게 하나뿐인 찬란한 빛이라는
존재로서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세요.
그래서 당신이 좋았습니다.
다음에 만날 수만 있다면 이제 우린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만 있다면 저는 행복한 어둠이 되어
기존보다 밝게 빛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이 행복해집시다.
From. 한 행성을 빛내는 것조차
버거운 그저 그런 평범한 존재가
어둠을 한껏 품은 달기둥은 월파라는 물결을 파도라고 느끼며 월흔이 되어 무너졌다.
자신을 고요한 물에 비친 달그림자로만 보는 달기둥에게 하늘과 땅 사이 빈 곳의 모든 공간을 품는 당신이 멋지다고 칭찬하는 월영.(공명의 두 가지 의미 내포)
부정적 에너지를 한 껏 품은 달기둥은 월영에게 자신의 소리가 닿기를 바라고,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내느라 지친 월영은 달기둥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칭찬해 주며 손을 내민다.
그러므로 달기둥과 월영 모두 달의 그림자라는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잃지 않고 결국은 통합되는 결말이 되어갈 것이다.
* 달기둥: 달이 물 위에 비칠 때 물결로 말미암아 길어진 달그림자
* 월파: 달빛이나 달그림자가 비치는 물결
* 월흔: 거의 사라져 가는 새벽녘의 달그림자
* 월영: 달의 모습 / 달의 그림자
* 공명: 고요한 물에 비친 달그림자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
출처 - 표준 국어대사전
‘착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싫은 소리를 잘 못하고살아온 저를 빛이라고 칭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아름다운 것들만 존재하지 않죠. 사랑이 없는 세계에서의 냉혹함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사랑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버티는 게 의미 없는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면에도 아름다운 것들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히 , 감정이라는 녀석은 어둡고 무섭다는 이유로 억누르고 피해버릴수록 더 커집니다. 그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중요한 순간에 튀어나와 괴롭힙니다. 그래서 이 글이 닿는 세계에서는 어둠이라는 녀석을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해서 글을 써봤습니다.
10대의 사춘기에는 빛이라는 밝음만 존재하는 듯이 살아오다가 어둠을 품으면서 사는 친구를 만나 혼란을겪었습니다. 그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으나 저를 거절하는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를 이해하고자 이 글의 엉성한 초안을 작성했었는데, 20대의 사춘기를 겪고 나서 글을 다듬고 보니 빛과어둠 모두 제 내면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자아였습니다. 이제는 그 둘을 모두 껴안고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어쩌면 30대의 사춘기도 겪게 되겠죠? 그때는 20대의 사춘기를 겪고서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며 힘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상에 내놓으려고 합니다. 감정의 파도 속에서 한 번도 일으켜 본 적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반박 자료로 쓰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겪게 될 사춘기의 결말에는 빛과 어둠이라는 상반되는 자아가 친구가 되어 통합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모두 각자 다른 계절의 사춘기를 지나오고 있을 테지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빛인 줄 알았는데 속은 어둠인걸 깨달아버린 그 순간에도, 어둠 때문에 빛을 잃었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에도 무너지는 게 덜 아프기를 바랍니다. 무너져도 되돌아오는 힘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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