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죽었다..? 믿음과 두려움 사이

5화. 감정과 행동의 끊긴 연결 다리를 이어주는 열쇠

by 아름다운 옥돌

Focus


감정을 오롯이 느껴야 나를 괴롭히는 것과 거리를 둘 수 있게 된다. 그래야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그 뒤에서야 한걸음 떨어져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감정을 느끼는 것을 포기한 순간, 감정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는 순간에 제어하지 못하게 된다.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더라도 자신이 감정을 오롯이 느끼는 건 수치스럽고 자책해야만 하고 한심하고 잘못이라고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부정적인 것이기에 숨겨야만 하는 에너지를 가득 품은 감정들은 밖으로 드러낼수록 전파되는 강력한 힘을 가졌기에 절제해야 하는 것이 미덕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의 내면에서조차 그를 느끼는 게 잘못됐다고 치부되면 쌓인 모든 것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값을 치러야만 했다.

나의 존재가 타인과 있을 때에만 온전했던 세상에서 감정적 소통이 전혀 되지 않으며 나라고 착각할 만큼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에서 항상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무시당해 왔다. 한심하게 쳐다보고 울음을 저지당했다. 불안함 속에서 피어난 감정의 혼란은 쓰레기통에 버려져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 감정들로 인해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불행하다면 그건 나의 잘못이 되었다. 뒤늦게 나의 사랑스러움은 불안정함까지 그대로 가졌기에 태어나는 것임을 깨닫고 나서야 나를 원망하는 것을 멈출 수 있었다. 좋은 감정만 선택하며 시간들을 보내야 하고, 아픈 감정들을 느낄 때에는 나를 원망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게 어떻게 사랑이란 말인가.

혼자서도 온전하게 타인에게 닿기 위해 잠을 자는 것만이 미션이었던 순간에도 울지 못하고 흘러가지 못하는 감정들을 끌어안은 채로 잠조차 자지 못하는 나를 비난했다. 이런 나를 누군가 구원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타인의 목소리에 의지해서 잠을 청했으나 그 무엇도 나를 잠에 들게 하지 못했다. 그날, 나는 관계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던 나를 죽여야 했다. 그렇게 신은 죽었다. 쌓이고 쌓여 나의 모든 영혼의 목소리와 반대되는 일들을 하게 되어 결국 존재가 없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쌓아 올려야만 하는 형벌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새로운 신의 존재를 확인할 기회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어 인간의 존재를 사랑하고 싶어 하는 모든 것들의 소중함이 좋았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의 늪에서 허우적대다가 그에게 주도권을 넘겨줘서 선행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삼는 이들이 너무 멋져 보였다. 왜 그렇게 감정적이지? 그건 한심한 것 아닌가? 감정은 행동으로 이어지면 안 되는 무형물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산책으로 강아지의 행복을 지켜주는 일이 나의 행복이 되고, 동생의 고민거리를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 주는 게 나의 행복이 된다는 걸 행동으로 실천해 보며 진정한 의미를 이해했다. 지금까지는 해야만 해서, 선행을 베풀다 보면 선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였다면 왜 닿을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니 이 선행을 에너지가 바닥일 때에도 남발하느라 자신이 무너지는 순간은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모든 선행을 베푸는 이들을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여겼던 나는 선행을 해서 존중받는 게 아니라 선행에 닿을 수 있게 자신을 존중해 줘서 결과물이 탄생한 것이라는 결말을 쓰고 싶어졌다. 나 자신이 없어지면 다 무슨 소용인가?라고 해서 선행에 닿지 않고 싶어 하는 극단적인 선택지는 그렇게 없어졌다.


For instance


연민을 충분히 느껴야 불행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행복에 다다를 수 있는 방안에 닿으려고 할 수 있다.

연민을 느껴본 자는 연민에서 멈추면 행동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안다. 나아가는데 주춤하게 하는 방해요소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원동력으로 삶을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연민을 사랑이라고 느끼면, 타인의 연민을 사랑으로 착각하여 자신의 불행만을 늘어놓는 굴레에서 비로소 벗어나 행복에 닿을 때 사랑을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는 타인의 불행 속에서 자신이 도와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옆에 남아있었기에 그의 필요성을 재확인하지 않는 이상 그렇게 사라진다. 서로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감정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하나의 감정을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랑이 가득한 세상은 모든 감정이 존중받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의 모든 감정을 존중받을 수 있고, 그를 스스럼없이 꺼내보여도 존재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버려지는 일 따위는 없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할 줄 아는 성숙한 사랑은 찾아오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그런 사랑을 들려주며 이런 사랑을 소중히 대할 수 있는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키워내고 있다. 그렇게 순수하고 진심이기에 아파도 떠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사랑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열락(悅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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