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나는 패딩 지퍼를 삼분의 이 정도 올리고 다녔다. 그러나 공기가 차지는 않아서 춥진 않았다. 호재라면 호재다. 숙소 주변에 횟집을 달리 찾을 수 없었으므로 인근의 한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숙소는 호텔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약간 다른 점이라면 형광등이 일반적인 호텔들보다도 적어 좀 어두운 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새벽 한시쯤에 핸드폰으로 팝 열몇 곡을 들으며 소설을 썼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노래를 듣다 보면 글이 무언가 더 잘 써지는 느낌이 든다. 노트북 충전기를 가져오는 것을 잊어 작업을 길게 하지는 못 했다.
별다른 아쉬움은 없었다. 아무리 환경을 잘 세팅해 두어도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이 있고 아무리 소란스러운 상황이어도 글이 쭉쭉 잘 나올 때가 있다. 그날은 전자에 해당하는 날이었다. 글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억지로 쓰는 것은 나중에 이야기의 흐름에 방해만 된다.
제주의 공기는 맑았다. 창문을 열 수는 없었지만, 그것이 이미 나에게는 충분히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