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뱉은 숨결이 유리창에 닿아
한 편의 시가 되기도 전에 지워졌다
나는 턱을 괴고 장맛비 오는
눅눅한 창문을 지켜보며
물방울들이 벽을 타고 내려가는 꼴을 보았다
그러고 있자니
달리기를 하다 네가 넘어졌던 게 기억난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저, 그냥, 우연히, 공연히, 막연히
떠올랐다
수면 위 대신, 하늘 위로 말이다
지워진 숨결은 돌아오지 않는데
당연한 말이니
나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다만 한여름 추위가 흘러들어
콧속까지 침투하여
비강이 먹먹해 숨이 턱 막힌다
너를 보러 가야 할 일이 있었다
중환자실 냄새는 그리 좋지 못해서
미간을 찌푸렸다
눈앞에 오류가 난 듯
스파크가 튀었다
너는 평안한 듯 안온하지 않게
누워 있었다
*
종이배가 물 위로 둥둥 떠 간다
콧김이 윗입술에 닿고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돌아온 적도 없었다
고의적인 숨결이 창문에 닿아
한 편의 시… 소설… 의 빛도 보기 전에
바스러져 손 위에 녹았다
내 눈에선 비가 오지 않는다
까끌한 눈꺼풀로 좌, 우, 상, 하, 좌…
를 번갈아 보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저, 그냥, 우연히, 공연히, 막연히
떠올랐다
수면 위 대신, 하늘 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