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시대, 내 영혼의 주파수를 맞출 6명의 사람들

by 해피마망


83세라는 평균수명, 그리고 2030년을 향해 가파르게 치솟는 기대수명.

통계가 말하는 초고령화 사회는 이제 건조한 뉴스 기사를 넘어 우리 삶의 배경이 되었다.

1인 고령세대의 급증과 고독사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우리는 누구나 ‘오롯이 혼자 남겨질 가능성’을 안고 살아간다.

고독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실존적 과제다.


이 냉철한 현실 앞에서 나는 역설적이게도 ‘사회관계망’이라는 단어를 더욱 뜨겁게 생각한다.

홀로 지내야 할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에겐 나를 지탱해 줄 타인의 온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온기는 단순히 사람의 숫자를 늘린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최근 어느 모임에서 건네받은 설문지를 앞에 두고, 나는 내 노년의 관계 지도를 다시 그려보았다.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은가요?

- 첫눈에 감지되는 '사람됨'의 기호

나는 본래 내성적인 사람이다. 사람을 사귀고 만나는 일에 에너지를 쏟기보다 혼자만의 침잠을 즐겨왔다. 하지만 사회적 역할을 어느 정도 마치고 나니, 비로소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나는 '첫눈에 마음에 드는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

이는 외모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찰나의 첫인상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과 인격이 고스란히 배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빛이 맑으면서도 예리한 사람이 좋다. 정형화된 모범생보다는 자기만의 세계를 일궈온 예술적 사고를 가진 이들에게 마음이 기운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그들의 세계관은 나를 더욱 확장시켜 주고 풍성한 즐거움을 더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 신의(信義), 관계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

오래된 관계를 유지하는 힘은 결국 ‘신의’에서 나온다. 내가 말하는 신의란 개인적인 친밀함을 넘어선 도덕적 가치로서의 믿음과 의리다. 상호 간의 관계를 지탱하는 것은 뜨거운 열정이 아니라, 스스로의 신념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도덕적 양심이다. 불의한 행동으로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이라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결코 신뢰를 저버리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말이 통한다는 것, 해석의 주파수가 같다는 것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 통하는가’이다. 연구에 따르면 말로 마음이 전달되는 비중은 고작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말만으로의 의사소통은 매우 취약하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서로 말이 통한다'는 함께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서로 말이 통한다는 것은 유려한 말솜씨를 뜻하지 않는다.

대화를 받고 해석하는 체계가 닮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사실을 말하는데 상대는 감정으로 받아들인다면, 그 관계는 소모적인 불행으로 치닫고 만다.

비슷한 심리적 주파수를 가진 이들과의 대화는 노년의 가장 유쾌한 유희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면 어떤 사람 혹은, 어떤 그룹을 만나고 싶은가요?

- 숫자가 아닌 깊이를 택하는 연습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이제는 의례적인 사람들과의 관계가 벅찰 때이다.

나이와 성별의 벽을 허물고 영혼이 통하는 6~7명 정도의 소그룹이면 좋겠다.

자유롭게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서로를 통해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

한 달에 한 번 정도 마주 앉아 식사와 차를 나누면서 평생의 인연으로 남을 소수의 친구를 원한다.


홀로 남겨질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고독의 문턱에서 나만의 예술적 세계를 공유할 소수의 영혼이 곁에 있다면,

고령화라는 쓸쓸함은 더 이상 두려운 재난이 아닌 새로운 성장의 시작이 될 것이다.

나는 이제 숫자를 늘리는 인맥이 아니라, 영혼의 밀도를 높이는 관계 속으로 기꺼이 머물고 싶다.



AI 생성
화, 목 연재
이전 13화AI도 단톡방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