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맛은 수치가 아니라 방식이다
“여기 진짜 이탈리아 현지 느낌이야.
셰프가 현지 미슐랭에서 일하다 왔다는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예약했다며 말했다.
그 말에 난 은근 기대를 걸었다.
메뉴 폰트부터 마늘이 잘 안 느껴지는 소스까지.
분명 뭔가, 진짜 같긴 했다.
첫 입은 진짜 맛있었다.
두 번째까지도 괜찮았고.
그런데 세 번째쯤—짜다.
“야, 너 안 짜?”
작게 물었는데 친구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어? 원래 정통은 이 정도야.”
맛은 분명히 있었고, 짜다고 욕할 맛은 아니었다.
근데 자꾸 입 안이 간장을 찾는다.
짠데 어색하다. 짠데 허전하다.
우린 흔히 ‘짭짤하다’를 ‘간간하다’라고도 부른다.
‘간간하다’는 말, 어디선가 맡아본 짠맛 같다.
딱 잘라 짠 것보단, 익고 정리된 짠맛.
단순한 소금의 맛이 아니라,
발효된 감칠맛이 먼저 떠오른다.
한국은 짠맛을 ‘숙성’에서 자주 찾는다.
된장, 간장, 젓갈처럼—
단일한 자극보다, 쌓여 있는 감각이다.
그래서 같은 염도라도 다르게 느껴진다.
한식은 장에서 오는 감칠맛이 짠맛을 부드럽게 덮는다.
국물로 짠맛을 마시고,
뜨거운 상태에서 간을 맞추는 문화.
그래서 짠맛이 입 안에 천천히 퍼지는 방식에 익숙하다.
반면, 내가 느낀 이탈리아 음식의 짠맛은
식재료 자체의 소금기, 단맛이 거의 없는 소스,
그리고 식는 상태에서 먹는 온도까지.
입 안에서 그대로 남는 듯한 느낌이었다.
염도 자체는 낮을 수도 있지만,
입은 그 짠맛을 더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더 짠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방식일 뿐이었다.
한국에서 간장은 짠맛의 조율자가 될 때가 많다.
싱겁다 싶으면 “간장을 덜 넣었나?” 생각한다.
짠맛을 정리하는 언어.
그러니까 간장이 없다는 건,
그냥 재료가 하나 빠졌다는 뜻이 아니다.
요리를 정리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말이다.
입은 짠맛을 수치로 기억하지 않는다.
소금 몇 그램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짜졌는가를 기억한다.
그러니까—이탈리아에는 간장이 없다.
그건, 짜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입맛을 건드린다는 말이다.
입에서 시작된 감각은,
때로 기억과 구조로 이어집니다.
‘씹다가 멈칫’은 감각의 흐름을 기록합니다.
이 시리즈는 1편부터 읽을수록 더 맛있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