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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걱정

기억조차 희미한 걱정

by 영보이 삼


2018년, 나는 두 가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첫 번째, 1월 세일즈가 만만치 않았다. "과연 이걸 제대로 마감할 수 있을까?" 매일 달력을 들여다보며 숫자를 세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때론 태평해 보이는 직원을 원망스럽게 쳐다보기도 했다.
두 번째, 2월에는 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사람(!)에게 비즈니스 상황을 발표해야 했다. 문제는... 비즈니스 상황이 그다지 자랑할 게 없었다는 것. 발표 자료를 붙들고 "어떻게 하면 이 현실을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보여줄 수 있을까" 머리를 싸맸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매일 불안했다. 잠들기 전엔 한숨을 푹 쉬고, 아침에 눈뜨면 다시 걱정하고. 그러다 또 어느새 하루가 흘러가곤 했다.

그런데 2025년, 지금 돌아보니?
솔직히 그때 무슨 세일즈였는지, 발표는 어떻게 끝났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잘 넘겼겠지. 아니면 살짝 망쳤을 수도 있다. 그래도 세상은 멀쩡히 잘 돌아갔고, 나도 여전히 이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때 깨달았다.
걱정은 결국 사라진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하나가 사라지면 또 다른 걱정이 찾아온다는 것.

지금 나를 괴롭히는 새로운 고민은 "2025년 2분기 세일즈"다.
1분기도 정말 어렵게 넘겼는데, 또 막막하다.
직장 생활도 오래 해서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 보니 그동안은 상황이 괜찮았을 뿐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마음을 다잡는다.
걱정은 내 인생의 배경음악 같은 거라고.
조금 시끄럽고, 가끔은 귀를 찌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꺼버리면 오히려 허전할지도 모른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익숙해지기로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걱정마저 웃으면서 떠올릴 날이 올 거라 믿는다. 분명히.

2025_04_09 세일즈 스트레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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