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東西)선 전철

by 한루이


전철이 가끔은 느리다는 것을 알았던

한가운데가 텅 빈 어느 날
나지막이 시간의 중앙에 서본다.

역이름에 칠해진 파란색 물감이 늘어진다.
뒤로만 전진하는 나무가 번진다.
어제 보았던 물결이 천천히 흐른다.
어제 들었던 생활들이 두꺼워진다. 이제야

다음 역에서 다 함께 공동空洞으로 추락하는
공동共同생활

나만이 없는 거리
섞여들 거나 정말로 없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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