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심의 시대 (前)

몬스테라는 신비해

by 한루이




약 한 달 전,

아사쿠사 다이소에서 만난 몬스테라 (명명 몬몬이)



어렸을 적 그 당시에는 본가 거실의 장식물인 줄만 알았던 산세베리아가 있었고, 혹여나 죽지 않을까 어린 마음에 물을 기워와 몇 번 부어주었던 기억 이후로 나는 식물에 처음 접했다. 사시사철 굳건하게 추운 밤바람을 홀로 견디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밴드 보컬의 자취방에서 자랐을 것인 선인장이라는 존재에 무지하고 어설픈 동경을 보내고는 했으니, 내 곁에서 잎을 늘어트릴 식물이 몬스테라가 될지는 정말로 몰랐다. 山군이 몬스테라의 철학이라며 선인장만큼이나 끈질긴 열대식물의 생명력과 사상을 설파하였기 때문일까? 우산처럼 펼쳐진 창 넓은 잎이 어쩐지 세상을 끌어안을 것만 같이 충만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몬몬이와의 추억


500엔의 그대는 물을 잘 주지도 (식물에 물을 너무 자주 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한창 볕이 잘 들지도(요 몇 주 도쿄는 흐린 날의 모양이 지속되었다) 성장에 따라서 분갈이를 시기적절하게 해 준 것도 아닌데 ,,, 황량한 베란다 한 켠에서 무럭무럭 키가 컸다. 줄기가 길어지고 줄기가 갈라지고 갈라진 줄기에서는 새 싹이 텄다. 장식물이 아닐 것이 분명한 이 식물이 실시간으로 키가 크고 잎을 늘리고 새롭게 세상에 인사하는 게 신비롭기만 했다. 「식물도 살아있어요」 생명경시에 대한 논쟁의 장에서 오가던 이 문장이 의미가 되어서 언제까지고 나에게 부풀었다. 몬스테라의 잎처럼.




어느 날 보게 된 명탐정 코난 에피소드에서는 홈센터 이야기가 나왔다. 홈센터는 크기별로 분류된 화분과 몬몬이의 친구들이 나열되어 있다. 홈센터에 가야 한다 ! 나날이 살찌는 몬몬이에게 다이소 옷은 무척이나 협소한 거라고, 며칠 전부터 강의실 칠판에는 그렇게 끄적여졌다.

홈센터에서 만난 선물이

흐린 날의 연쇄는 흐린 날이에요.


드디어 화분을 사고 분갈이를 했다. 약간의 비가 내리는 날에 다녀왔던 카페와 그곳에서 본 거대한 몬스테라. 그 잎을 뒤로하고 전철로 약 15분,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홈센터에서 몬몬이를 위한 화분과 선물이를 만났다. 몬몬이는 뿌리가 2개가 있었다. 몬몬이는 2명이었다. 둘이 꼭 껴안고 서슬퍼런 도쿄의 겨울을 견뎠다. 독립을 선언한 지금, 이름을 하나 더 지어야 하나? 고민하는 나에게 山군이 '몬''몬'이라고 했다. 제법 웃겼다.







몬몬이는 가장 좋은 시기에 분리됐고 '몬''몬'이가 됐다. '몬''몬'이가 되고 찌푸린 날에는 흐린 날만의 정취가 있고 두꺼운 줄기일 거라고 마음을 기울였던 줄기는 또다시 창 넓은 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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