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하면 다들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건만, 머리로는 이게 맞다고 수도 없이 말하고 있건만, 마음은 영 머리를 따라가지 못하니 그저 착잡하고 씁쓸할 뿐이다.
저 여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어떻게 입원을 시키냐며 침대에 쓰러져 서럽게 울던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애써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참아야만 했다. 그리고 속으로 나는 절대로 아이를 갖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차마 저 고통과 아픔을 느낄 자신이 없다.
머뭇거리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도망가고 싶다.
조율 안된 현악기처럼 무너져내린 여동생을 바라보며, 그 아이의 입원을 조심스레 입에 올리며, 나는 그저 안개속에 갇힌 것 같다. 지금 쓴 이 글도 갑자기 지워버릴지도 모른다. 괴로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