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요즘은 사람 만나는 게 더 피곤해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다, 나를 잃어버렸어요

by 앤희베르
밝은척 미소짓는 마음이 아픈 머리가긴 예쁜여자 그려줘.jpg



[28살 항상 밝은 지현 씨]


요즘 사람 만나는 게 점점 피곤해졌다. 말을 아끼게 되고, 연락도 뜸해지고, 약속이 있어도 오히려 긴장이 앞선다. 예전엔 사람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어울리는 것도, 맞춰주는 것도 잘하는 편이었으니까.근데 가만히 돌아보니,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기보다‘좋아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무례한 말에도 웃어넘기고, 서운한 일이 있어도 혼자 삭이고,
늘 먼저 연락하고, 분위기를 맞추고, 그래야 내가 덜 불편하니까.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나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점점 조용해졌고, 그 조용함이 외로움이 아닌 필요한 방어막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느 날, 일부러 길을 돌았다.
사람도 말도 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햇살이 스며든 작은 문구점 하나에 들어섰다.


희망을 파는 문구점, 앤희베르.

가게 안엔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말없이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허브차 한 잔이 조용히 내 앞에 놓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요즘은 사람 만나는 게 더 피곤해요.내가 자꾸 작아지는 느낌이에요.”

앤희베르는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천천히 이런 말을 건넸다.


지현 씨, 관계에 지친다는 건 그만큼 늘 마음을 많이 썼다는 뜻이에요.

다른 사람 기분 먼저 생각하고, 내가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스스로를 조율하다 보면

정말 나다운 순간은 점점 줄어들죠.

그런데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할수록, 자기 자신은 가장 먼 자리에 놓이게 돼요.

지현 씨, 거리를 두는 건 이기적인 일이 아니에요. 적당한 거리는 관계를 더 건강하게 해주는 ‘온기’ 같은 거예요.

사람을 만나고 나서 더 지친다면 잠시 멈추고,‘내가 편안한 관계는 어떤 건지’

‘어떤 대화가 나를 웃게 하는지’그런 걸 조용히 적어보는 것도 좋아요.

그건 고독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고요함이에요.

다 맞추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를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 그게 지금 지현 씨에게 제일 필요한 거예요.


그 말을 듣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문득 ‘관계’라는 단어에 가려 나는 얼마나 오래 나를 외면해 왔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문을 나서기 전, 진열대 한편에 놓인 작은 노트를 집어 들었다.

표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연습”

그 노트를 가방에 넣으며
나는 오늘, 이런 다짐을 했다.

지금 이 조용한 시간이,나를 다시 찾아가는 첫 걸음이다.


깜깜한 저녁 문구점은 환희 빛나고 있다 밖에서 그걸 지켜보고있는 여자 그려줘 (1).jpg


앤희베르의 노트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연습”


✔️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에게 멀어질 용기를 내보자.
✔️ 대답을 미루는 것도, 연락을 쉬는 것도 괜찮다.
✔️ 오늘 하루, 내 마음이 가장 편안한 나를 만들어보자.
✔️ 진짜 좋은 관계는, 내가 사라지지 않는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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