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종교는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가?

종교의 가치

by 도덕쌤

1학년 통합사회 시간이었다. 통합사회 시간에 윤리 사상가들의 입장을 맛보기로 조금씩 알려주고 있는데, 오늘은 동양 사상에 대해 간단히 알려주었다. 동양사상의 중심인 유교, 불교, 도가에 대해 수업을 했는데 아무리 간략하게 수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제한된 시간에 이 3가지 사상을 모두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힘든 일이긴 했다.


겨우겨우 수업을 끝내고 5분이 남았을 때, 몇몇 학생들이 교탁으로 다가와서 질문을 했다. 아무래도 불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잠깐 말한 4대 성인에 대한 부분이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았다. “왜 그 사람들을 성인이라고 불러요?”, “왜 그 사람들이 만든 종교는 진짜고, 요즘 나온 종교는 사이비라고 불러요?”, “그 사람들이 만든 종교도 처음에는 사이비 아니였어요?” 등의 질문이 연쇄적으로 나왔다. 정말 신기한 것이 내가 열심히 수업하고 강의한 사상가들의 개념은 학생들에게 그렇게 와닿지 않았는데, 아주 잠깐 이야기한 그 4대 성인의 포인트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윤리적인 주제를 도출해내는 것이 뭔가 기분이 묘했다.


“그건 말이지...” 하며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을 해주려던 순간, 본인들끼리의 논쟁이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기독교를 믿는 친구에게는 자신의 종교가 사이비라고 표현되는 것에 기분이 나빴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논쟁은 길어졌고, 그 논쟁 자체는 매우 흥미로웠다. 나는 학생들에게 진정한 종교가 지녀야 할 가치에 대해 윤리 선생님의 관점에서 이야기해줬다.


기독교, 불교, 유교 잘은 모르지만 다른 전 세계의 종교들은 기본적으로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사랑, 자비, 인(仁) 등의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중시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심 교리이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는 이런 보편적 가치는 중요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것들을 구실로 삼아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한 종교는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추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설명이 학생들에게 와닿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종교를 믿지 않기 때문에, 믿음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종교라는 것은 결국 믿음이 중요하고 그를 바탕으로 교리를 실천하고, 삶에 적용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믿음이 빠진 어떤 집단은 하나의 종교라고 보긴 어렵다.


아주 잠깐이지만 즐거운 토론을 즐긴 것 같아 수업을 마치고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로는 수업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다. 통합사회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45분간 열심히 동양 사상의 개념 설명을 했지만, 정말 진정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마지막 쉬는 5분의 짧은 토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월, 수, 토 연재
이전 25화[교실 밖 이야기] 시험 난이도를 어떻게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