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기를 마무리하며
1학기 수업을 마무리하며, 브런치에 글을 올려본다. 이제 다음주면 기말고사이다. 수업은 거진 마무리되었고, 시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학기 동안 통합사회, 고전과 윤리, 생활과 윤리를 모두 맡으며 정말 정신없는 한 학기를 보냈다. 할 때는 매우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스스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 고전과 윤리 수업은 수능도 치지 않는 과목이라 어떤 방식으로 수업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다. 하지만 막상 하고보니 그 수능과 내신 평가라는 얽매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과목이라 내 마음대로 수업을 구상하고 진행하기에 오히려 편안했다.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주고받고 하는 과정이 학생들은 재미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재미있었다.
오늘의 주제를 ‘어떤 수업 방식이 좋을까?’로 정한 것은 이와 관련이 되어있다. 내가 들어간 3과목의 특성이 모두 달랐다. 우선, 생활과 윤리는 고등학교 3학년 수업이고, 수능 선택을 가장 많이 하는 과목이다.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나에게 수능대비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 수업에서 나는 마치 ebs강사처럼 개념을 설명해주고 문제를 풀이해준다. 학생들도 헷갈리는 지문이나 문제가 있으면 물어보고, 나도 가끔 헷갈려 틀릴 때도 있었다. 문제를 푼다는 것은 재미있긴 하지만 수업 자체가 재미있진 않았다. 오히려 내 강의를 듣다가 졸거나 딴 짓을 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
그 다음으로 통합사회는 고등학교 1학년 수업이었다. 1주일에 1시간만 들어가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 새로운 교육과정은 가르칠 내용이 너무 간단해서 활동식으로 수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학생들에게 모둠 토의를 시키고, 보고서를 쓰게 하고 등등 다양한 활동을 시켰다. 그런데 생각보다 학생들은 활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재미있게 구성을 못한 탓도 있겠지만, 배우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수업에 딱히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활동을 줄이고, 좀 더 심화된 내용을 추가해 강의 비중을 늘렸다.
마지막으로 고전과 윤리는 고등학교 2학년 수업이었다. 고전을 읽고 다양한 질문을 던졌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물론 다른 과목에 비해 수업을 널널하게 운영하여 학생들과 잡담하는 시간이 많기도 했었다. 한 두 구절씩 고전을 읽어보고, 준비해간 질문에 학생들과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하니 재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내가 초임 발령을 받을 때, 배움의 공동체라는 것이 교육의 트렌드였다. 모둠학습이 기본 형식이었고, 토의를 통해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도록 해야 했다. 중학교에 있을 때 어느 정도 배움의 공동체는 좋은 수업 방식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토의로써 알 수 있는 내용의 한계가 있어 어느 순간부터 강의식에 문제풀이로 수업을 주로 진행하게 되었었다. 올해 고전과 윤리를 수업해보며, 어떤 방식이 정말 교육에 도움이 되는 방식인지 다시 고민이 든다. 내용을 조금 적게 다루더라도 무작정 강의보다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수업이 되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