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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번째 크레스티드 게코 입양기

두번째 나의친구 '단이' 우리집으로 오는길

by 허송세월

여름이 한창이던 어느 날, 아내와 시간을 보내며 첫째 도마뱀 ‘구구’에게 밥도 주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도마뱀에 푹 빠진 저는 문득 ‘구구’가 외로워 보였고, 짝꿍을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구구’는 암컷이었기에 수컷 친구를 데려오기로 마음먹었죠.

이전처럼 샵 여러 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드는 수컷 도마뱀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구구’를 데려왔던 것처럼 도마뱀 개인 분양 네이버 카페를 매일같이 들어가며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녔죠.

그리고 드디어!
딱 눈에 들어오는 수컷 도마뱀이 있었습니다. 이번 친구는 ‘구구’와는 다른 종류로, 바로 노말 트익할이라는 종류였습니다.

‘트익할’은 ‘트라이 익스트림 할리퀸’의 줄임말로,
세 가지 색(트라이)이 과하게(익스트림) 얼룩으로 묻어 있는(할리퀸) 도마뱀을 말합니다.
한 마디로, 굉장히 독특하고 화려한 무늬를 가진 친구였죠.

이번에도 한 시간 넘는 거리를 아내와 아이와 함께 달려가 그 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사진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였고, 상태도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처음 보자마자 “호랑이 무늬가 무섭다”며 본인 취향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전 그 친구에게 한눈에 반해, 결국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우리는 ‘구구’와 함께 이 친구에게 밥도 주고, 기억에 남을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어느 날,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던 중 문득 새로운 친구의 체형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습니다.

몸이 한쪽으로 살짝 굽어 있던 것이죠.

알고 보니 **MBD(대사성 골질환)**이라는 질병이었습니다.
칼슘이나 비타민의 부족 혹은 과다로 인해 발생하는 병으로, 도마뱀 초보자에게는 정말 막막한 상황이었어요.

(처음으로 데려온 아픈아이-MBD질환)

이전 주인에게 문의하니, 본인도 인지하지 못했었다며 미안하다고,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돌려보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아픈 친구를 잘 키울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이전 분양자분과의 대화 끝에 그 친구의 동생을 데려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저희 집에는 새로운 암컷 도마뱀이 한 마리 더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분명 ‘구구’의 짝꿍으로 수컷을 데려오고자 했건만, 또 암컷이라니…

결국 저희 집엔 저를 제외한 도마뱀도, 아내도, 아이도 전부 여자뿐이 되었습니다.
처음 들였던 도마뱀이 남자아이인 줄 알았는데 여자아이였고, 이후에도 암컷만 오다 보니,

“단이(두 번째 도마뱀)는 남자였다가 여자아이로 바뀐

트랜스젠더다”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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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진-처음 단이를 데려왔을당시 사진, 두번째 사진- 너무잘먹어서 뚱뚱해진 현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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