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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도시의 가로, 세로. 곡선, 보이지 않는 선까지

by 루나
판교역 공중보행통로

성남이라는 지역은 예전의 구도심과 개발된 분당 신도시 지역과, 판교라는 최첨단의 IT 산업이 위치해 있다. 세로로 치솟은 빌딩들 속에 건물과 건물을 잇는 공중보행통로가 있다. 가로 횡단을 한 건물에 눈길이 갔다. 마음의 다리를 옮겨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도심은 좁은 골목이 형성돼 있어 지나가는 사람의 표정이 보인다. 옛날 철대문도 있고 화분을 내어놓아 키우는 모습도 보인다. 몸을 기울이면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넘친다. 초등학교 앞 없어져가는 문방구도 보여서 반갑기까지 했다. 골목을 지나다니면 가게가 보인다. 나부터 말 건네기가 쉽다. 어릴 적 친구들과 아랫동네 윗동네 휘젓고 다니던 곳이 나의 우주 같았던 골목이었다.

"친구들아, 여기 붙어라." 하면서 누구든 친구가 되었던 곳이다.


그렇지만, 전쟁 이후 산업화의 영향으로 속도와 높이로 뜀박질하듯 도시의 건물들이 세워졌다. 더 많은 욕망으로 층수는 더 올라가고 있다. 올라가는 만큼 관계는 소원해지는 게 도시의 그늘이다.


그 속에서 우리 안의 관계를 향해있다고 여겨진다. 그중에 하나 공중 보행통로로 보였다. 어쩌면 사람들은 빼곡한 직선에서 해방되길 갈망한다. 이번에 성남 판교 출사를 하면서 공중보행 통로를 걸어보았다. 천장 쪽에 자연광의 원형 창문도 보인다. 카카오 건물로 들어서게 되었다. 온 사방에 역동적인 화면이 보였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는 자유로운 복장의 사람들이 미디어와 함께 눈에 들어온다.

1층에는 실내정원도 있었다.' 바이오 필리아'라고 사람들은 자연의 푸르름을 갈망한다. 건물을 나가면 공원에서 아이들 뛰어놀고, 유치원 아이들은 선생님과 손을 잡고 가는 모습도 보였다. 아이들 등에는 나비를 만들어 매고 한 발 한 발 걷고 있었다. 곳곳에 나무는 그늘을 드리워준다.


초록이 있는 여기저기의 공간은 자연의 곡선일 거다. 자연은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우리를 안도하게 한다. 숨 쉬는 터를 안겨주는 곳이기도 하다.


하늘을 덮는 듯한 빌딩을 연결 짓는 것은 미디어이다. 새로운 미디어의 공간은 통로 외벽에' 미디어 파노라마'로 화면이 펼쳐진다. 우리의 시선을 모으게 된다.

그리고, 온라인을 통한 연결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는 보이지 않는 선을 통해서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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