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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여기서 일기같이 씨부리기로 했다

나는 의외로 글을 잘 쓴다 ㅋ

by Meta and Matter

잘 나가던 회사 임원에서 독립한 지 어언 두 달 조금.


나는 나름 엄친딸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잘했다. 나는 82년생, 가장 학급에서 학생수가 많던 세대인데, 50명씩 11반 정도까지 있었으니 500명 넘는 학년에서 손에 꼽히게 공부를 잘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당시 교내 수학 올림피아드가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한가닥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당시 과외선생님과 학교 수학선생님께 저 올림피아드 나가보겠다고 하니 2학년인데 어림도 없다는 소리 들었다가 실제로 나가서 일등 먹고 학교 대표로 충남대학교 올림피아드 나가서 장려상정도는 받아온 적도 있었다. (나는 내신보다 수학과학을 잘했다)


내가 왜 저기서 내 자랑을 하냐면

나는 그 시대의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서 좋은데 취직해서 연봉을 올리는

구닥다리 그리고 잘못된 방식의 부자가 되는 방법의 노예였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두 번째 직장이 나름 알아주는 전략계 외국계 컨설팅 회사였는데 아 여기가 정말 회사끗발은 참 좋은데 거기서 일하는 건 정말 수명을 깎아먹는 그 정도의 강도였다

지금도 친구와 얘기하면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정말 그때 죽으라고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그 회사 이름을 걸로 좀 더 대출을 받아서 건물을 샀었어야 했다. (그때 샀으면 아마 지금쯤 가치가 두배로 올랐으리라)


그때는 몰랐다. 자산이라는 개념을.

매달 들어오는 월급에 취해서. 나는 연봉 1억을 찍었다, 이런 자만감.

아 아무 의미도 없다

저 정도 강도로 일하면 버는 만큼 쓰게 돼있다.

왜냐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 내가 이 정도 버는데 이것도 목사? 이런 것도 못 먹어? 가 깔려있고

스트레스가 심하니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자극을 원하는데 주로 먹을 거로 풀자면 한 끼 식사 10만 원짜리는 그냥 간다.


내가 전에 회사 다니면서 충격받았던 건데

그만둘 때 즈음 이제는 수입이 예전 같지 않을 거라 어디에 얼마나 쓰나 카드내역서를 분석해 본 적이 있는데

내가 혼자 먹는 혼밥혼술 값이 한 달에 200만 원이 넘었다...........

좀 스트레스 받으니까 어디 오마카세. 21시까지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애들 때문에 못 먹으니 집 근처에서 밥으로 8만 원 이런 식이 었다.


아 그래도 맛있는 거 먹어야 되는데 줄일 수 있을까? 걱정했던 나였지만

일 그만두고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들면서 정말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안 나가도 집에서 밥 해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많이 벌면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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