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주소가 뭐지??

네? 국.. 정원이요?

by Marie Kim



그날 비행에서 나는 막내였다.

입사한 지 2년도 되지 않았을 때였을까.


그라운드에서 정신없이

신문, 잡지, 헤드폰, 화장실을 세팅하며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그리고 급하게 시작된 보딩.

나는 가장 마지막 열 쪽에 서서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탑승이 시작되고

첫 손님으로 한 단체가 우르르 탑승했다.

스무 명 정도 되는 인원이었다.

방콕이야 워낙 단체 관광객들도 많이 타니까.

특별하게 보지는 않았다.


그중에 어린이로 보이는 손님도 있어

어린이용 접기 놀이 세트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얼추 탑승이 끝나갈 시점에서

입국서류와 세관서류를 나눠주었다.

-여기에 뭘 쓰죠?

그중 한 명이 주소란을 가리키며 물었다.

-집 주소 쓰시면 됩니다~

-국정원 주소를 써야 하나


그는 그렇게 속삭였고 별 생각이 없던 나는

속으로 '국정원이라고?‘ 하며 갸우뚱거렸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비행이 끝나고, 갤리장 선배님이 말했다.


"아까 그 단체손님들 있잖아. 탈북한 사람들이래."


이제야 모든 게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약간 긴장한 듯 상기된 얼굴,

피곤했는지 스러져 잠들던 모습,

주소를 몰라 당황해하던...



그들은 죽을 고비를 넘겨 북한 국경을 넘고

중국 공안들을 피해

제3국까지 넘어와

우리나라 대사관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자유를 찾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목숨 걸고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끝없는 길을 헤엄치고 걸어

대한민국 국적기에 몸을 실었을 때,

그때 기분은 어땠을까?

국정원 직원 말고

대한민국 민간인인 우리를 마주했을 때

그때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내가 평생을 살아도 절대 알 수 없겠지?


그게 십수 년 전이니...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잘 살아가고 있을까?


친정 엄마가 정기적으로 새터민 봉사활동을

가시는데 딱히 물어보지는 않지만

그곳에 내가 본 그들이 있는지 잘 지내기는 하는지

안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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