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문제를 풀며 삶의 문제를 해결하자!!
아이들과의 수업은 매 순간이 도전이다.
나는 늘 새로운 문제와 맞닥뜨리고, 지치고 의기소침한 나를 뒤로한 채 아이와 마주 앉는다.
“그래, 너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지?”
“네, 저도 고치고 싶긴 한데요.”
이 대화가 나오기까지는 길다. 나는 한없이 설명하고, 설득하고, 다시 돌아가 차근차근 예시를 들며 아이의 마음을 두드린다. 때로는 끝내 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고집 센 아이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결국 백기를 든다. 그 순간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주어진 수학 문제 앞에서 멈춰 선 아이를 보며, 나는 그 아이의 삶의 문제까지 함께 풀어내고 싶어진다. 문제지 위의 방정식은 단순히 숫자의 배열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 만들어낸 벽 같았다. 벽을 넘지 못해 주저앉는 아이 앞에서 나는 말한다.
“좀 더 집중해야 해. 네 시간과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훈련이 필요해.”
“그럼 뭐가 좋아지냐고? … 너는 수학문제를 잘 풀게 되고, 결국 삶의 문제에도 더 강해지지.”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어젯밤 나는 끝내 변하지 않는 아이와 씨름하다가 지쳐버렸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동차 창밖으로 펼쳐진 하늘은 유난히 처량했다. 불빛조차 드문드문한 그 어둠 속에서, 나는 그 아이의 고집 앞에서 무능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이 그 아이를 그렇게 단단히 붙잡아 두고 있는 걸까. 단순히 게으름 때문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채찍질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 그 속에는 내가 아직 보지 못한 사연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밤을 지새우고 새벽이 밝아올 무렵에서야,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그 아이는 게으른 것이 아니었다. 그는 두려움에 묶여 있었다.
실패할까 두려워 손을 내밀지 못하고, 틀릴까 봐 문제를 붙잡지 못하는 마음. 남보다 뒤처질까 봐, 부모의 기대를 저버릴까 봐 움츠러드는 마음. 그것이 그 아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나는 어른이고, 선생님이다.
아이의 두려움을 함께 짊어질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다시 곁에 앉아야 하는 사람이다.
오늘도 교실에서 우리는 같은 문제를 마주한다. 아이는 여전히 망설이고, 나는 여전히 설득한다. 때로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하지만, 나는 믿는다. 언젠가 그 암막이 열리고, 그 속에 숨어 있는 놀라운 가능성들이 빛처럼 쏟아져 나올 날이 반드시 올 것임을.
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색연필을 잡는다.
어둠 속에서도 아이 곁을 지켜 주는 한 줄기 빛이 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