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청각장애인 앵커를 선발했다고 한다. 처음엔 어떤 내용인지 바로 이해되지 않은 이유는 수어를 사용하는 앵커인지 구어로 말하는 앵커인지 몰라서였다. 시청자들은 대부분 듣는 사람이니 당연히 구어로 말하는 앵커를 의미한다. 시각장애인 앵커는 이미 여러 명 선발된 사례가 있는데 청각장애인은 처음이라고 한다.
선천적으로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단어를 발음하거나 발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다. 앵커 노희지씨는 선천적 중증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어릴 때부터 언어 치료를 받고 끈기 있는 노력 끝에 다른 사람들이 장애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정확한 발음으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어느 정도인지 너무 궁금해서 영상으로 확인해 보았는데 발음과 발성이 좋았다. 청각장애인은 겉모습만 보면 장애가 있는 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이라는 걸 굳이 밝혀야 알 수 있는데 노희지씨처럼 장애가 있는데 앵커로 활동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서 이 소식을 듣고 아주 반가웠다. 앞으로 자주 뉴스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일상에서 장애인을 자주 볼 수 있다면 그 사회는 장애인이 살기 좋은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장애인 같은 약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라면 비장애인이 살기에도 좋을 것이다. 김대중 정부 때 설치하기 시작한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노인과 임산부, 어린 아이나 환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엘리베이터 뿐만아니라 이제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지하철역에 가게 되면 불편해져서 왜 그 역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는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장애친화적이면서 모든 사람이 편리를 누릴 수 있는 디자인을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한다.
청각장애인 앵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뉴스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나오는 수어통역사를 청각장애인으로 고용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물론 지금의 청인 수어통역사분들도 뉴스 통역을 잘 하지만 청각장애인 통역사도 수어를 모어로 쓰는 농인들에게 뉴스를 더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듣지 못하니 한계가 있을 거라는 편견을 버리고 방송 앵커로 청각장애인이 뽑힌 것처럼 다양한 직업군에서 청각장애인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예를 들면 은행이나 보험회사에서 청각장애인 고객을 상대로 수어로 상담을 해주는 상담사를 채용할 때도 청각장애를 가진 직원을 고용하여 상담하게 하면 고객이 친밀감을 갖기 쉽다. 듣지 못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품을 구매할 때 같은 장애를 가진 직원이 수어로 상대해주면 대화하기가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의 뉴스로 돌아가 노희지 앵커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다큐멘터리로 만든 걸 보고 싶다. 아기가 듣지 못하는 걸 부모가 알아채는 순간부터 발성을 배우고 소리를 내고, 남들보다 더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부모와 가족과 선생님, 친구들이 오늘의 노희지 앵커 만들었을 것이다. 노희지 앵커의 앞날을 축복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