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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1, 2, 3

피, 여명의 눈동자, 하지

by 시산

하지 저녁, 아래 궁창

하지 저녁

물 위에

하늘이 떠 있었다


하늘이 하늘을 보고 있었다


건물들도

불빛들도

물속에서

조용히 말을 아꼈다


궁창은

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래에도 있었다


그 아래의 아래

내 마음 하나

잠겨 있었다



하지 다음날 푸른 하늘



하지 이틀 뒤의 저녁 — 피

십자가가 먼저 붉어진다

하늘이 따라 번진다

이 저녁의 노을은

누군가의 피다


하루가

스스로를 찢어

빛으로 남기는 고백



하지 사흘째의 새벽 — 눈동자

동쪽 하늘이

서서히 눈을 뜬다

여명은

태양의 첫 눈동자


그는 다시

세상을 바라보려

어둠을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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