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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Aug 22. 2021

환절기

여긴 여전히 후텁지근하지만 바람의 결이 미세하게 조금 달라졌어. 하늘의 높이와 색이 약간 달라짐이 느껴져. 그곳은 공기에 이미 서늘한 바람이 가늘게 섞여있겠지? 소리없이 하지만 정확하게 지금은 자연스러운 변화의 시간임을 알려주는 거겠지.


이렇게나 또렷한 신호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그렇게도 막막할수가 없다. 계절이 오듯이 자연스러운 변화를 꿈꾸는데. 지루함을 쉽게 느끼는 탓에 스스로 새로움으로 향하는 나였는데 또다른 생경함은 이제는 버거워진 것인지, 나이를 핑계삼아 생각들을 저 멀리 한켠으로 미루고 미루고 붙잡을수 없는 시간을 안타까워하며 흘려보내고 있어.


확실한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수월할까?

그렇지만 우리가 언제든 확실한게 있었던 적이 있을까?

10여년전에 우리가 만났을때도 나는 혼란한 과도기에 있었는데 말이야. 다만 다행인것은 서로의 변화의 시간에 대단한 도움을 줄 수 없어도 이 감정들을 담아낼 수 있는 알수 없는힘이 되어준다는 것이야. 이를 알아차릴수 있음에 안도감이 느껴지는 밤이야.


점차 시원해지는 공기로 한켠한켠 마음을 채워나가볼까? 그리하여 부풀어오르는 마음을 동여매고 이 계절이 준비한 고통과 선물을 동시에 받아볼래. 그곳의 나뭇잎들이 다 떨어지기 전에 나에게 오는 모든것들을 안아볼래. 함께해줘!


-유정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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