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도박, SNS… 그 모든 것은 도파민

by 라온재

1950년대, 캐나다의 심리학자 제임스 올즈와 피터 밀너는 실험쥐의 뇌에 전극을 연결해 특정 부위를 자극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그들은 우연히 쥐의 도파민 보상회로, 즉 쾌감을 관장하는 뇌의 일부분인 측좌핵을 자극하게 되었고, 매우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다.


쥐는 스스로 레버를 눌러 전극을 자극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이 쥐는 음식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포기한 채, 하루에 수천 번씩 레버를 눌렀다. 도파민이 분비되는 자극을 스스로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이 실험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쥐는 결국 생존에 필요한 행동조차 멈춘 채, 죽을 때까지 도파민의 쾌감에 몰입했다. 이 결과는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좋아요’에 집착하고,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랑에 끌리는 이유도, 결과 자체보다 기대와 가능성에 반응하는 도파민 시스템의 작용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사랑, 도박, SNS. 이 모든 것은 도파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랑에 빠졌을 때, 상대방이 보낸 짧은 메시지 하나, 무심한 눈길 하나가 하루 종일 감정을 요동치게 만드는 것도 도파민의 예측 불가능성에서 비롯된다. 일정한 보상보다 불규칙한 보상 간격이 도파민 분비를 더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의 초기에 확신할 수 없는 관계일수록 더 강한 중독성이 생긴다. 이 메커니즘은 도박이나 SNS 사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도파민 시스템은 우리가 살아가게 하는 강력한 동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판단을 흐리게 하고 과거의 기억을 왜곡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오히려 오래도록 아름답게 남는 이유는, 그 사랑이 완성되었을 때보다 완성되지 않은 채 기대만 남았을 때 도파민이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지금’보다 ‘곧 다가올 무언가’를 기대할 때 가장 강하게 분비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 가능성의 순간을 쉽게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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