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주는 약속', 채권
나의 세 아이들에게,
오늘은 금융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채권(債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주식이 회사의 '주인'이 되는 증표라면, 채권은 돈을 '빌려주는 약속'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야.
세상에는 큰돈이 필요한 경우들이 아주 많단다.
우리가 이용하는 고속도로나 인천공항으로 가는 대교, 학교나 병원을 세우려면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해.
또한 회사가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다른 나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할 때도 마찬가지로 큰돈이 필요하단다.
이럴 때 정부나 회사는 어떻게 돈을 마련할까?
은행에서 빌릴 수도 있지만, 워낙 큰돈이라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빌리는 방법을 생각했어.
그게 바로 '채권 발행'이야.
채권은 일종의 '정식 차용증(빌린 돈 증서)'이라고 할 수 있어.
정부나 회사가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렇게 약속하는 거야.
"지금 저희에게 돈을 빌려주시면, 약속한 날짜(만기일)에 빌린 돈(원금)을 전부 갚겠습니다. 그리고 빌려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그동안 정해진 날짜마다 꼬박꼬박 이자도 챙겨드릴게요!"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이자를 받고, 만기가 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증서가 바로 채권이야.
나라가 발행하면 '국채', 지방 정부(서울시 등)가 발행하면 '지방채', 회사가 발행하면 '회사채'라고 부르지.
'주식 시장' 이야기는 뉴스에서 자주 들어봤을 거야.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채권 시장'의 규모가 '주식 시장'보다 훨씬 커.
정확한 숫자는 계속 변하지만, 대략적으로 전 세계 채권 시장의 총가치는 130조 달러가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단다 (2024년 기준).
이는 전 세계 주식 시장의 총가치보다도 상당히 큰 규모야. 왜 그럴까?
그만큼 정부나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고, 또 많은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안정적인 방식을 선호한다는 의미도 있단다.
채권은 우리 실생활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채권은 주식과 함께 투자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
주식이 때로는 높이 올라갔다가 때로는 뚝 떨어지는 롤러코스터 같다면, 채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자)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물론 채권도 종류에 따라 위험도는 다르단다.).
그래서 너희가 나중에 투자를 할 때, 위험을 분산하고 전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주식과 채권을 적절히 섞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어.
레고로 성을 쌓을 때, 화려하고 높은 첨탑(주식)과 함께 튼튼한 기반이 되는 벽돌(채권)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야.
채권에 직접 투자하기 어렵다면, 여러 채권을 모아놓은 '채권 펀드'나 '채권 ETF'를 통해 쉽게 투자할 수도 있단다.
이렇게 채권이 투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 보니,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투자자 중에는 이 채권을 정말 잘 활용하는 분들도 있단다.
'레이 달리오'라는 투자자는 날씨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경제가 좋거나 나쁘거나) 상관없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같은 투자 방법(올웨더 포트폴리오)을 고민했어.
그 방법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주식과 함께 '채권', 특히 안전한 정부 발행 채권을 섞어서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큰 손해를 보지 않고 꾸준히 자산을 지키고 불려 나가는 것이었단다.
조금 어렵지^^
자 그럼 좀 더 쉬운 이야기를 해줄게.
너희가 은행 예금이나 적금에 돈을 넣으면 은행이 이자를 주지?
그건 너희가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은행은 그 돈을 다른 곳에 빌려주거나 투자해서 수익을 내고 너희에게 이자를 주는 것과 비슷해.
채권은 여기서 은행을 거치지 않고 정부나 회사에 직접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형태라고 이해하면 좀 더 쉬울 거야.
채권은 정부나 기업에게는 꼭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수단이고,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단다.
주식 시장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경제를 움직이고 우리 삶에도 조용히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
너희들이 살아가는데 등대하나 가 되길 바라며.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