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가격을 움직이는 비밀
나의 세 아이들에게,
지난번에는 '채권'은 정부나 회사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약속 증서'와 같다는 이야기를 했어.
오늘은 채권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금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단다.
'이자율'이라고도 불리는 금리는 경제와 투자 세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물건을 빌릴 때 '대여료'를 내본 적 있을 거야.
캠핑 가서 텐트를 빌리거나, 한강에서 자전거를 빌릴 때 돈을 내는 것처럼 말이야.
돈도 마찬가지란다.
금리는 간단히 말해서 '돈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가격)' 또는 반대로 '돈을 빌려준 대가로 받는 보상'이라고 할 수 있어.
친구에게 천 원을 빌려줬는데, 친구가 나중에 고맙다며 1,100원으로 갚아준다면, 그 추가된 100원이 바로 '이자'이고, 이때의 금리는 10%가 되는 거지.
왜 돈을 빌리는데 값을 치러야 할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그 돈을 당장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고, 또 혹시나 돈을 못 돌려받을지도 모르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돈을 빌리는 사람은 그에 대한 대가로 이자를 지불하는 거란다.
금리는 계속 변하는데,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많으면 금리가 오르고, 빌려주려는 사람이 많으면 금리가 내려가기도 해.
또 나라 전체의 경제 상황에 따라 중앙은행(우리나라의 '한국은행' 같은 곳)이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금리가 오르내리는 것이 우리가 지난번에 배운 '채권'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답부터 말하면, 금리와 이미 발행된 채권의 가격은 시소처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단다.
이게 무슨 말인지 예를 들어 설명해 줄게.
아빠가 작년에 연 3%의 이자를 주는 좋은 채권을 샀다고 해보자.
그런데 오늘, 시중 금리가 올라서 새로 발행되는 채권들은 연 5%의 이자를 준대!
그럼 사람들은 이제 3% 이자를 주는 옛날 채권보다, 5% 이자를 주는 새 채권을 더 사고 싶어 하겠지?
만약 아빠가 3%짜리 옛날 채권을 지금 팔고 싶다면, 사람들은 "새 채권 사면 5% 받는데, 3%짜리는 좀 싸게 주셔야죠!"라고 할 거야.
결국, 아빠의 옛날 채권 가격은 예전보다 떨어지게 된단다.
즉, 시중 금리가 오르면 → 기존 채권의 매력은 떨어지고 → 채권 가격은 하락해.
반대로 금리가 내려갈 때는 어떨까?
아빠가 가진 3%짜리 채권이 있는데, 시중 금리가 뚝 떨어져서 새로 나오는 채권들이 연 1% 이자만 준다고 해보자.
그러면 "와, 1% 이자밖에 못 받는데, 저 채권은 3%나 주네!" 하면서 아빠가 가진 옛날 채권이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겠지?
서로 그 채권을 사려고 하니, 아빠는 원래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 수도 있을 거야.
즉, 아빠의 옛날 채권 가격은 예전보다 올라가게 된단다.
다시 말해, 시중 금리가 내리면 → 기존 채권의 매력은 커지고 → 채권 가격은 상승해.
이해가 되니? 이렇게 금리와 채권 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거야.
(단, 이것은 만기 전에 채권을 사고팔 때의 이야기고,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처음에 약속된 이자와 원금은 받을 수 있단다.)
투자의 세계에서 아주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리'에 대해, 워런 버핏은 "마치 중력과 같다"라고 말했어.
중력이 지구 위의 모든 물체를 땅으로 끌어당기듯이, 금리는 모든 투자 자산(주식, 부동산, 채권 등)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야.
금리가 높아지면 마치 중력이 강해지는 것처럼 투자 자산의 가격 매력이 떨어질 수 있고 (돈 빌리는 비용이 비싸지니 기업 투자도 위축되고, 예금 이자가 높아지니 위험한 투자를 할 이유도 줄어들지), 금리가 낮아지면 중력이 약해진 것처럼 자산 가격이 더 쉽게 올라갈 수 있다는 거지 (돈 빌리기 쉬우니 투자도 늘고, 예금 이자가 낮으니 다른 투자처를 찾게 되니까).
그만큼 금리의 움직임은 투자의 세계에서 아주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단다.
금리를 이해하는 것은 채권 투자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 전체의 흐름을 읽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단다.
앞으로 뉴스에서 '금리 인상', '금리 인하' 같은 말이 나올 때, 오늘 편지를 떠올려 보면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조금 더 재미있게 보일 거야.
너희들이 살아가는데 등대하나 가 되길 바라며.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