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서명>

by 배혜린

저작권은 이름이 아니다
누구의 것인가보다,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었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언어는 흉내 낼 수 있어도
기억은 복제할 수 없다

나는 적었다
지워내듯 써 내려가도,
감정은 오롯이 남는다

벚꽃이 핀다
누군가는 봄이라 말하지만,
내 안의 벚꽃은 애도의 빛이다

기억의 숨결이 얹힌 문장은
흉내 낼 수 없다

그것은 존재가 남긴
조용한 서명이다

잊히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문장을 피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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