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nna쏘히 Oct 02. 2015

참새는 방앗간으로 간다.

쌀을 쪼다 먹으러_ 냠냠냠



퇴근 길.

지하철 한 정거장을 더 지나쳐 내렸다.

추위에 겁을 먹어 몸을 잔뜩 움츠리고

10센티 통굽의 구두를 신고 곡예하듯 춤을 추며 집으로 향한다.


어라?

분명 아무것도 없어야 할 자리에

예쁘게 빛을 내뿜는 무언가가 생겨있다.


내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한다.

무단횡단을 할까 말까, 들릴까 말까 고민하던 중

10m 옆 횡단보도의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뀐다.

'에잇, 모르겠다!'

뛰어가는 내 걸음엔 날개가 달린 듯,

입가에는 미소가 귀에까지 걸린 듯,

난 어느 순간 저 문 앞에 서있다.


우와...

도서관이 생겼다.


천천히 둘러본다.

작은 도서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신선한 느낌이 여기저기에서 묻어난다.

아직 다 채워지지 않은 저 책꽂이에 책이 가득 찰 수 있도록

몇 권 없는 내 책을 저기에 꽂아두고 싶다.

제목이 낯설지 않은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들이다.


조심히 물어본다.

주말에도 사람이 많이 오냐고.

한공간에 유리벽으로 어린이실을 만들어 놔서 조금 시끄럽단다.

공부를 하려면 극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단다.

깔깔깔.

서로 웃음을 나눈다.


마음이 급해

집에 있는 대출증의 존재를 무시하고

재발급을 받았다.

두 권의 책이 내 손에 들려있다.

기분이 좋다.


지식공유.

감성공유.


이제 나는 참새가 되어 방앗간이 내 집인양 쌀을 쪼다 먹으러 가야겠다.

기분이 좋다.

랄랄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