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장마
창밖에 비가 내린다
투두득, 투두둑
하늘이 건네는 리듬
주르륵, 주르륵
은빛 줄기가 춤추며
대지를 어루만진다
아무 생각 없이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씻겨진다
자연이 선사하는 무대 없는 공연
해 질 녘 도시에
불빛이 스며든 빗줄기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설렘이 가슴을 적신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
몸으로 맞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
비 맞는 촉감의
차가운 불편함
우산 없는 발걸음의
무거운 젖음
아름다운 자연도
때로는 시련이 되어
장마철 하늘 아래
우리를 시험한다
그래도 나는
창가에 서서
빗소리에 귀 기울인다
멀리서 바라보는 비의 서정이
오늘도 내 마음을 조용히 달래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