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비

그리고 장마

by 김성수

창밖에 비가 내린다
투두득, 투두둑

하늘이 건네는 리듬


주르륵, 주르륵
은빛 줄기가 춤추며
대지를 어루만진다


아무 생각 없이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씻겨진다
자연이 선사하는 무대 없는 공연


해 질 녘 도시에
불빛이 스며든 빗줄기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설렘이 가슴을 적신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
몸으로 맞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


비 맞는 촉감의
차가운 불편함
우산 없는 발걸음의
무거운 젖음


아름다운 자연도
때로는 시련이 되어
장마철 하늘 아래
우리를 시험한다


그래도 나는
창가에 서서
빗소리에 귀 기울인다
멀리서 바라보는 비의 서정이
오늘도 내 마음을 조용히 달래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