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일 만에 결혼하기 프로젝트
결혼을 준비 과정에서 웨딩 사진을 셀렉하는 일이 예상보다 매우 어려웠다. 원본이 1만 장 가까이 있었는데 이 중에서 단 20장만 골라야 했다. 처음 원본을 받았을 때 촬영 현장에서 본 것만큼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정면을 주시하고 있는 클래식한 사진을 원했는데 사진들 대부분 시선이 아래를 응시하거나 옆을 보는 역동적인 사진들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결혼식을 1개월 남짓 앞둔 상황이라 모바일 청첩장을 만들려면 일단 사진을 먼저 골라야 했다.
예랑이와 밤을 새우면서 골랐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일하는 중간중간에 계속 보며 베스트 컷을 고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사진을 어찌나 많이 봤던지 나중에는 그 사진이 그 사진 같았다. 마치 고행 길을 걷는 것과 같았다. 우리는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보정본을 최대한 빨리 받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
기대와 달랐던 스튜디오 사진 보정본
원본을 어렵게 셀렉 했으니 보정본이 어떻게 나올지 무척 기대했다. 처음 보정 본을 받았을 때 기대와 다르게 실망감이 너무 커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보정이 과하게 되어서 원본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나는 보정이 과한 사진을 좋아하지 않는다. SNS에서 보이는 다른 커플들의 사진을 보면 모두 화보 같고 연예인 같은데, 내 사진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속상했다. 분명 같은 업체에서 찍은 사진인데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수정을 몇 번 요청했지만 내가 원하는 느낌이 전혀 아니었다. 결혼 준비 과정은 마치 험난한 산을 넘으면 그 뒤에 또 산이 있고 그 뒤에도 또 산이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유난을 떠는 것인가 싶어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지만 그냥 넘어가기에는 스튜디오 사진에 거액의 금액과 많은 노력이 들어가 있었다. 드레스 대여비, 헤어와 메이크업 비용, 헤어 변형비, 헤어피스 추가비, 스튜디오 촬영비 등등을 합치면 사진에만 거액의 비용을 들어갔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사진에 비용을 많이 들일 일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다.
타협하지 말고 마음에 들 때까지 포기하지 않기!
결국 나는 스튜디오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대표님께서 우리가 직접 스튜디오에 방문을 해서 리터쳐와 함께 보정 작업을 보면서 진행하라고 안내해 주셨다. 예랑이와 함께 스튜디오를 방문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보정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미 원본 사진이 깨끗하고 좋았기 때문에 얼굴과 신체는 거의 보정을 하지 않고 배경 정리와 톤 보정만 조금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자연스러운 느낌에 화사한 톤으로 보정이 되니 훨씬 마음에 들었다. 신부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극도로 예민해지는데 그래도 스튜디오 대표님께서 최대한 배려해 주시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결과적으로는 사진이 꽤 만족스러웠다.
모바일 청첩장에 최종 사진을 넣었을 때 무척 뿌듯했다. 우리가 정말 결혼을 하는구나 싶어 설레었다. 부모님도 사진이 멋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이제 드디어 주변 지인들에게 본격적으로 우리의 결혼을 알릴 차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