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렸다

by 도리

1년을 기다렸다.


그 작은 입에서

언제 쏟아져 나올지 몰라


벽 베개를 하고

쪽잠을 자도


옹알옹알

시동 거는 소리에


그 첫마디

혹여나 놓칠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시 5년을 기다렸다.


너는 대체 언제 크냐며

몇 번이고 들어 올려도

늘지 않는 무게에


이러다 학교 가서

작다고 놀림받을까


좋다는 건 다 먹여가면서도

정작 당신은

김치 한 점 라면 한가닥에

감사했다.



그렇게 6년을 더 기다렸다.


자기만한 큰 가방에 명찰하나

이제 나도 다 컸다며

혼자 집을 나서던 그때


몰래 뒤를 쫓아

교문 안 깊숙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다


첫 수업종을 듣고서야

웃으며 집으로 향했다.



기약 없이 기다렸다.


품을 수 없이 너무 커버려

더 이상 들어오지 않음을 알면서도


지난날 더 품어주지 못함에.

더 해주지 못한 생각만으로


언제든 다시 돌아온다면

더 힘껏 품어주리라.


재잘대던 그 목소리도

환하게 웃어주던 그미소도

점점 사라져 희미해져 감에도


그렇게 그렇게 기다렸다.



매일을 기다렸다.


자주 오겠단 그 약속에

애들 데리고 오겠다던 그 약속에


해가 뜨고

비바람이 불고

눈이 내려 세상을 하얗게 물들임에


이것 보거라 참 예쁘지?


더 예쁘게 쌓이지 않은 눈에

아쉬워하고 또 그리워하며

기다렸다.


3일을 기다린다.

평생을 속으로 울며

기다리기만 했던 그 사람.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


단지 3일,

3일 안에 모든 걸 정리해야 한다.


왜 그랬는지.

내가 왜 행복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고마웠는지


언제나처럼

조금 더 기다렸다가

다 듣고 가면 좋을 텐데


시간이 조금,

아니 많이 모자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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