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뚝떨
오래전 남자친구에게 정이 똑 떨어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 아이가 날 보며 환하게 웃는데 치아사이에 낀 커다란 고춧가루를 보았을때 갑자기 그냥 확 정이 떨어졌다. 고춧가루가 잘못했지...
왜 다들 그런 순간이 있지 않은가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마음을 주었는데
서서히도 아니고
갑자기
그 커다랬던 마음이 확 거두어지는 순간
비단 사랑뿐 아니다.
회사 생활에서
친구 관계에서
가족 사이에서도
정뚝떨의 순간은 갑자기 찾아온다.
오늘 오랫동안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sns에 남긴 댓글을 보고
그 마음이 확 사라졌다.
갑자기 그 고춧가루 생각이 났다.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는건 거짓말이다.
한순간에 마음을 주었다가
사소한 하나로 마음을 거두며
변하는게 사람이다.
2022.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