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 하필 말레이시아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보낸 3년

by 봄날의 봄동이

나는 2017년부터 코로나로 귀국한 2020년까지 약 3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았다.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 그리고 이후에도 주변인들은 왜 하필 다른 나라도 아닌 말레이시아로 간 것인지 의아해하곤 했다.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서구 국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본이나 중국처럼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문화적으로 유사한 나라도 아니기 때문이다.

비행시간 6시간 반, 한 시간의 시차. 영어는 통하지만 바하사라는 모국어가 있는 나라. 말레이, 인도, 중국계 사는 다민족 국가. 중동만큼 엄격하진 않아도 기본적으로 이슬람 국가. 연중 덥고 습한 아열대 기후. 물가가 저렴한 나라. 의외로 한국인이 많이 사는 나라. 같은 아시아권으로 비슷하다면 비슷하고 아시아 중에서는 거의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한, 여러모로 한국과는 다른 나라 말레이시아에서 나는 즐겁고도 힘들었던 20대 후반 3년의 시간을 보냈다.


2020년 표면적으로는 코로나를 계기로, 하지만 아마도 때가 되어 정들었던 말레이시아를 자의 반 타의 반 떠나게 되었다. 마지막 날 공항으로 달리는 그랩 택시 안에서 한국에 돌아가기 싫어 려가기라도 하듯 괴로워하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벌써 만 5년이 다 되어가지만 짧은 공항 환승을 제외하고는 아직 말레이시아에 다시 방문한 적은 없다. 근에 찾아보니 입국 심사 절차도 바뀐 것 같고 아마 쿠알라룸푸르 시내 모습도 달라져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의 첫 외국 독립생활 말레이시아에서의 시간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