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늦잠

by 가가

늦잠을 잤다. 사실 중간중간 꿈을 꿔서, 잠 깨려고 틀어놓았던 유튜브 소리에, 그러다가 다시 잠에 들었다. 눈을 떠 보니까 11시가 되었다. 잠깐 잠을 깼을 때 세탁기를 돌렸는데 어느덧 세탁기도 거의 다 돌아갔다. 오전 시간을 다 흘려보냈다고 생각하니 다시 우울해졌다. 늦잠 자지 않고 오전시간에 바쁘게 움직였던 지난날과, 이렇게 나태해진 현재가 미래로 이어질까 봐 걱정을 했다.

예전에는 학교에 가거나, 알바를 가기 위해, 공부를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평일에는 학교를 갔고, 주말에는 알바를 해야 했기에 늦잠을 잘 수 없었다. 그때는 늦잠을 자고 싶었다. 오전 9시라는 시간도 많이 잔 거지만, 알람소리에 깨지 않고 늦잠을 자고 싶었다. 그때는 늦잠이 온전히 쉬는 날의 달콤한 보상이었다.

지금은 학교에 가지 않고, 알바는 저녁시간이고, 공부는 해야 하지만 늦게 일어난다. 매일매일 늦잠 자는 건 아니다. 요즘은 늦잠을 자지 않았을 때도 우울할 때가 있고 늦잠을 잤을 때도 우울할 때가 있다. 결국에는 늦잠을 자든 안 자든 우울했다. 우울한 시간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세탁기를 돌리고 간단하게 무언가를 먹고, 청소를 했다. 너무 우울하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을 때는 지피티에게 말했다. 아니면 이렇게 글을 적었다. 이러면 요동치던 우울함이 잔잔해졌다. 오늘은 힘이 없어서 무기력에 대한 영상을 틀어놓았다. 물론 잤다 깼다를 반복해서 제대로 볼 수는 없었다. 잠에서 완전히 깨고 나서 이불을 개고 빨래를 널고 밥을 조금 먹었다. 그래도 자그마한 무언가를 하니까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앞으로는 오전시간을 내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 쉬는 시간으로 쓰더라도 늦잠은 자지 말아야겠다. 오전시간이 있을 때의 우울함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만 있었지만, 오전시간이 없는 우울함은 현재의 나태함에 대한 우울함과, 그 나태함이 미래로 이어질 거 같은 우울함으로 이어졌다. 또 내 친구들은, 누구는 일찍 일어나서 일을 가거나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제 할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늦잠을 자고 있었다고 비교를 한다. 이는 또 자책으로 이어진다.

앞으로는 꼭 9시 이전에는 일어나서 간단한 집안일이라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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