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연가
조용하고 한적한 일본 주택가를 걷다 보면
두 가지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하나는 쓰레기 없이 너무 깨끗하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많은 집들이 꽃을 기르고 있다는 점.
배동일 웬 꽃타령이냐 하실 수 있기에
사실 한참 주저했었다.
이 주제를 다루는 건 자살골인가 고민도 수차례.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최근 들어 똑같은 산책코스를 걷는데 시간이 점점 증가하는 미스터리.
한동안 의아해하다가 스마트폰 갤러리를 보고 원인을 깨달았다.
웬 꽃사진이 그렇게 많은지. 화들짝 놀라 급히 삭제 >.<
큰일이다. 요즘 들어 넷플릭스 보다 보면 자꾸만 눈시울이 붉어진다 ㅠㅠ
일본에 있었던 당시에는 나이도 젊었고
꽃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도 없었던 시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들이 워낙 화려하고 다양해서 자꾸만 눈길이 갔었다.
우리나라 주택가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꽃을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가 좀 특별한가 싶어서
일본에 오래 살고 있는 형님 한분께 물어봤다.
웃으며 하는 말, 일본 사람들 꽃 엄청 좋아하지!
그러고 보면 세타가야구에 꽃이름이 들어간 동네들도 꽤 있었다.
사쿠라신마치, 우메가오카(매화)
일본 여자 축구대표팀을 나데시코(술패랭이꽃) 재팬이라고 하고,
벚꽃시즌이면 온 국민이 너도나도 하나미(花見).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라고 하는 만요집(万葉集)에도
꽃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고 하는 걸 보면
확실히 일본 사람들은 꽃을 좋아한다.
세타가야구에는 료쿠도(緑道) 라고 하는 긴 산책길이 여럿 있다.
복개천 위나 옛 철길에 나무와 꽃을 심어 조성한 길인데
기회가 되면 한번 걸어보길 추천.
개인적으로는 쿄토의 철학자의 길보다 낫다.
나무와 꽃을 감상하면서 사색하기 좋은 길
일본여행 가서 일본사람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해보고 싶다면
대화 주제로 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