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모리
일본요리하면 떠오르는 사시미.
회하면 우리나라도 기침소리 낼 정도로 일가견 있지 않은가.
일반적으로 우리는 즉석에서 썰어낸 탱글탱글한 회
일본의 사시미는 다시마에 싸서 숙성시킨 부드러운 식감의 회
일본 사시미는 동글동글한 돌 위에 서너 점씩,
아주 아기자기 이쁘게 플레이팅 되어서 나오는 이미지가 있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반면 풍성하다는 느낌은 약하다.
우리나라처럼 큰 접시에 가득 쌓아서 내놓는 회에 비하면 확실히.
100m씩 또박또박 정교하고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는 90돌이가
300m 호쾌하게 날리는 투박한 100돌이 앞에서 왠지 모르게 쭈글해지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일본 사시미가 항상 그렇게 조신하게(?) 등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압도적 박력감으로 좌중을 숨죽이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후나모리.
배를 뜻하는 후나(船) + 담는다는 모리(盛り)
배 모양의 그릇에 각종 회와 해산물을
가득 담아서 내놓는데 숨이 턱 막힌다.
배의 사이즈는 다양하지만 가끔 1미터가 훌쩍 넘어가는
초대형 배를 영접할 때는 괜스레 경건한 마음도 든다.
이런 초대형 후나모리를 보면 작은 것을 좋아하는 일본?
노노노… 일본도 큰 거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후나모리는 담기는 사시미의 양이 엄청나기 때문에
사전 예약제로 주문해야 먹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을 때
세타가야 동네 친구들이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다면서
만들어 줬던 후나모리.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