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완전한 여름의 끝에서
이탈리아 북부의 햇살, 복숭아와 풀잎,
그리고 창문으로 불어오던 낮은 바람.
그해 여름,
엘리오는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이 다른 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올리버는 키가 크고, 당당하며, 자기감정에 머뭇거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한 걸음 늦게 도착했고, 엘리오는 한 걸음 먼저 물들었다.
두 사람은 처음엔 돌고 돌았다.
알 듯 말 듯한 시선, 함께 걷는 산책길,
물속에서 장난치다 웃어버린 오후.
그리고 마침내 복숭아 한 알 위에서 멈춰 선 순간.
하지만 사랑은 계절처럼 왔고, 계절처럼 사라졌다.
올리버는 돌아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결혼한다는 전화를 걸었다.
그날 저녁, 엘리오는 벽난로 앞에 앉아
눈물이 아닌, 기억을 꺼내 들었다.
삽입곡은 Sufjan Stevens – "Visions of Gideon".
마치 누군가가 어깨를 조용히 쓰다듬듯
기타가 울리고, 이름을 부르지 못한 감정들이
한 음 한 음 속에서 흘러내렸다.
“I have loved you for the last time…”
사랑은 끝났지만, 기억은 지금도 그 여름에 머물러 있다.
< 계절은 끝났지만 >
그날의 햇빛,
너의 눈동자,
그리고 마지막 “안녕”이
아직도 내 안에서
여름처럼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