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사람들 11
이발소 구영감
-시장 사람들 11
빗질에 가위질로 다듬어온 반백년
막 자라던 피난 시절 끼니 얻을 요량으로
손님들 머리 감기며 어깨너머 배운 기술
이 이발소 간판 달 때 시장도 생겨났지
까까머리 중학생이 흰머리 희끗희끗
참 오랜 단골이었지 금은방 오가 그놈
곰팡이 무늬 벽지 삐걱빼각 의자 소리
가래 끓는 기침 날 땐 손님 앞에 멋쩍지만
내 일터 가진 보람을 아직 놓긴 싫네그려
때 되면 찾아오는 오만 사람 숱한 사연
자란 만큼 잘라내고 쓸어내는 세월의 올
내 평생 한 일이라곤 한눈팔지 않은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