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더, 더/ 손증호

by 이광

손증호


음주단속 교통경찰 완장 차고 닦달하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채찍처럼 휘두르는


뭐든지 더 갖고 싶어 버릇처럼 되뇌는 말



음주단속은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경찰의 임무입니다, 제목에 등장하는 ‘더, 더, 더’는 음주단속시 운전자에게 측정기에 입김을 세게 불어라고 닦달하듯 내는 소리지요. 음주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측정에 참여함은 음주단속에 협조하는 차원인데 이들을 음주 혐의자처럼 닦달할 순 없습니다. 물론 단속 현장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고 완장을 찬 공권력의 강압을 빗대어 말하는 것입니다.


초장의 완장이 권한을 위임받은 자의 표식이라면 중장의 채찍은 권한을 행사하는 자의 수단입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채찍처럼 휘두르는’ 폭력적인 언행은 조직과 서열을 중시하는 풍토에선 쉽게 허용이 되곤 합니다. 특히 하나 더, 한 건 더, 한 번 더 하며 생산성 향상이나 실적지상주의의 명분으로 밀고 나갈 땐 정당성마저 갖춘 듯 보이지요. ‘뭐든지 더 갖고 싶어’ 하는 물질주의가 우리 사회의 주조가 되고 있음을 단시조 한 편에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물질주의 가치관은 사회가 제시하는 적정 기준을 무시합니다. 무조건 더 많은 걸 원하고 충분히 가졌음에도 상대가 더 많이 가지고 있다면 박탈감을 느끼죠. 제목의 글자가 점점 커지듯 물질에 대한 욕망은 자꾸 커지기만 합니다. 더, 더, 더를 ‘버릇처럼 되뇌는’ 건 사람이 사람을 도구화한다는 방증입니다. 우리 삶이 진정해지려면 물질로부터 정신을 되찾아야 합니다. 완장이란 권위도 버리고, 채찍 같은 행위도 버리고 더,더,더를 되뇌는 버릇에서 벗어날 때 진정한 사람의 권위가 회복될 것입니다.

월요일 연재
이전 18화알고리즘 군중/ 최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