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언어로 삶을 밝히다

「참새」, 「반디불」, 「편지」, 「오줌싸개지도」

by 데미안에너지

4부

1. 산울림/ 2. 해바라기 얼굴/ 3. 귀뜨라미와 나와/ 4. 애기의 새벽/ 5. 햇빛․바람/ 6. 반디불/ 7. 둘 다/ 8. 거짓부리/ 9. 눈/ 10. 참새/ 11. 버선본/ 12. 편지/ 13. 봄/ 14. 무얼 먹구 사나/ 15. 굴뚝/ 16. 햇비/ 17. 빗자루/ 18. 기왓장 내외/ 19. 오줌싸개지도/ 20. 병아리/ 21. 조개껍질/ 22. 겨울

총 22편의 동시 가운데 몇 편만 골라 단상斷想들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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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초판본, 예순여섯 번째 시!

66참새.jpg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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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종이 위의 수업


참새들의 통통대는 걸음걸이처럼 동시도 글자 수를 딱딱 맞춰서 참새들의 움직임을 보는 듯하다. 3연에서 ‘짹자한자 밖에는 더못쓰는걸’이라고 말했지만 참새들은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내고 있고 말에 상처받고 있지 않은가! 참새들이 먹이를 발견한 곳으로 친구들을 불러들이듯이 우리도 그렇게 서로를 사랑이라는 끈으로 끌어당겼으면 좋겠다. 그 많던 참새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내 눈만 참새들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 짹! 하고 나한테 말 걸어 주었으면 좋겠다. 통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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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반디불.jpg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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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줍는 달조각


반딧불이를 ‘달조각’이라고 표현한 시인의 시선! 인터넷 영상으로만 봤지 반딧불이를 본 기억이?? 아! 오래전에 어떤 산에서 봤는데??

반딧불이는 사람들에게 빛을 주려고 빛을 내는 것은 아닐 텐데 우리는 덤으로 아름다운 ‘달조각’을 지상에서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나비가 꽃들에게 희망을 주듯이! 반딧불이 있는 숲으로 언제쯤 가볼까. 반딧불이 무리가 내는 빛을 보면 나는 아마도 고흐의 그림을 떠올릴 것 같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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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편지.jpg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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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부친 편지


2연에 사용한 표현이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윤동주 시인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요즘은 손편지도 잘 쓰지 않고 우표보다는 등기나 택배를 많이 사용하니 이런 아날로그적인 발상은 이제 흔치 않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손으로 쓴 글이 더 좋을 때가 많다. 그래서 누군가의 생일 때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편지를 쓴다. 생일 선물을 손으로 쓴 시선집으로 줄 때도 있다. 팔은 좀 아프지만 받는 사람을 보면 보람이 꽤 크다.

나는 긴 시간 윤동주 시인의 시에 대한 단상斷想들로 편지를 띄웠다고 생각한다. 이 편지가 시인에게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시인이 누나한테 부친 편지처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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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오줌싸개지도.jpg “AI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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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가 그린 진실의 지도


한참을 망설이다 쓴다. 이 시는 나를 머뭇거리게 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오줌싸개가 그려놓은 지도보다는 5행~8행에서 머문다. 시인은 현실적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일까? 동시도 진실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윤동주 시인 초판본 마지막 단상斷想에서 나는 고故 권정생 선생님이 자꾸만 생각난다.

“동화가 왜 그렇게 어둡냐고요? 그게 진실이기에 아이들에게 감추는 것만이 대수는 아니지요. 좋은 글은 읽고 나면 불편한 느낌이 드는 글입니다.”(『지식e 2』권정생 편 중에서)

「오줌싸개지도」는 일상의 한 단면이다. 일상에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관점과 시선을 갖는 것! 시인의 일이 이런 걸까? 그래서 시인은 단어를 무거운 책임감으로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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