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녹 채 07화

소설『녹채』7 빛은 창밖에만 머물렀다

by 크리슈나

1시간 후면 이집트 카이로 공항에 착륙이다.


스무날의 여정이 끝나간다. 나일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룩소르의 신전들과 에드푸의 벽화들이 지나갔다. 콤옴보에서 후르가다까지, 터키석 빛 홍해가 아라비아와 아프리카를 가르며 흘렀다.


이제 끝없는 사막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흰색 벤츠 벤이 직선도로를 달린다. 열 시간째, 변하는 건 모래의 색깔뿐이다. 흰색, 노란색, 검은색. 그 사이로 검은빛이 스며들어 지평선까지 물결친다. 매스컴의 탈레반 소식이 긴장감을 만들지만, 지영은 책에 집중한다. 간간이 창밖을 주시하며.


해안가에 닿았을 때 어둠이 내렸다.

오른쪽 바다가 검게 물들어간다.


그때였다.


무심코 바라본 바다에 달빛이 내렸다. 반짝이는 하얀 비단 길이 까만 물결을 가르며 열렸다. 지영은 넋을 잃었다. 무엇에 감전된 듯 바라보는 순간, 바다가 눈앞으로 밀려들어왔다.


덜컹.


엉치뼈 쪽에 이상한 느낌이 든다. 만져보려다 머뭇거리는데, 순간 온몸이 투명하고 끈적거리는 무엇으로 감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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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철학, 법학을 전공| 화가 | 작가 | AI·반도체·기업분석, 사유의 결로 꿰어진 이야기들, 다양한 분야의 통찰을 삶의 층위를 담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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