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사실 태어날 저의 자녀에게 주고 싶은 책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청년이 되고 엄마 아빠가 곁을 떠날 때까지 두고두고 언제든지 읽고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좌절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려고 만드는 책입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적용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기도 하고 채찍질을 하기도 하는 책입니다.
우리 아이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이 책이 한 줄기 희망이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방법은 과연 죽음뿐일까?
죽으면 과연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그럴 수 없다고 말하는 편이 더 옳겠습니다.
저도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때가 있습니다.
그 누구도 내 편이 아닌 것 같을 때, 세상에 나 혼자 존재하는 것 같을 때,
힘들어서 전부 포기하고 숨고 싶을 때, 그럴 때가 분명히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자살하기 위해서 찾아간 곳이 있습니다.
스위스의 이젤발트 선착장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항공편을 알아보며
'나도 저기에 가고 싶다. 그 누구도 나를 찾지 못하도록'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고 '종이의 집'을 보면서 우크라이나의 헤르손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누구나 아무도 모르게 도망가고 싶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면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그곳으로 간다고 해서, 아무도 나를 모른다고 해서 인생을 정말로 다시 시작할 수 있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지금'을 다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고 미래로 갈 수도 없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으며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있습니다.
근데 오늘을 살아가는 것보다 '지금'을 다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과거와 미래로 또 나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모두 공존하는 시간입니다.
지금이 바뀌면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모두 바뀝니다.
'지금'이 모여서 과거가 되고 현재가 되고 미래가 되니까요.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선택을 최선을 다해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점심시간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점심메뉴를 선택하는 것이죠.
지금 이 순간을 절대 남에게 양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을 철저히 나를 위해서, 나의 행복을 위해서, 미래도 아니고, 과거도 아니고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해서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선택들이 모여서 과거가 되고 미래가 되니까요.
결국 과거라는 것은 최선을 다했든 다하지 않았든 '지금'이 모여서 만들어진 겁니다. 미래도 그렇게 되겠지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인생 전부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떠나간 과거의 실수로 인해서 지금 마음이 괴롭고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 과거의 실수는 본인의 잘못일 수도 있고 본인의 실수가 아니라 타인의 실수나 타인의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타인으로 인해서 지금 나의 상황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이 나더라도 의식적으로 '과거는 이미 지나갔잖아? 생각해봤자 무의미해. 나는 지금, 미래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지금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뭐지?'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답은 지금 이 순간을 바꾸는 것이 됩니다. 과거도 미래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인간이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모여 과거가 되고 미래가 되니 결국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과거와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유일한 방법이 됩니다.
교도소에 있든, 빛 독촉에 시달리고 있든, 가난에 허덕이고 있든, 취직이 안 되든, 연인과 헤어져서 힘들 든, 소중한 사람이 아파서 힘들 든, 누군가가 나를 괴롭고 힘들게 하든 상관없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 최선의 행동을 하고 최선의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적 엄마가 도망가고, 집에 동생과 둘이 남아서 힘겹게 살아도,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도, 구타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해도, 가난으로 인해서 남의 것을 훔쳐 먹어도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 뿐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후회하는 일은 모두 그때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그 순간을 내가 그렇게 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하는 후회인 것이죠.
지금 이 순간이 미래의 당신의 후회스러운 '그때 그 순간'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미래를 버리고 현재만 욜로로 살아가야 한다는 허무맹랑한 말들이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핵심이며, 과거를 바꿀 수 있는 핵심이 된다는 말입니다. 과거, 현재, 지금, 미래는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으며 구분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생각, 행동,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겁이 나더라도 도망가지 말고 이기든 지든 정면으로 두려움과 마주서서 맞서기 바랍니다.
이긴다는 것도, 진다는 것도 마주서고 맞서야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져도 됩니다. 이기면 좋습니다. 하지만 매번, 평생 이길 수는 없습니다.
이길 수도 있다는 말은 질 수도 있다는 말이니까요.
그냥 이기든 지든 지금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