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집에 모시고 싶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 모두의 동의가 필요했습니다. 먼저 남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남편은 침대에 누워 계셔야 되는 아버지는 오히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이 계시기 더 편할 거라고 집에 모시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남편의 이야기도 맞기에 결국 남편에게 더 이상 물어보지 못하고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해 주시길 혼자 기도만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방치된 노인들의 문제를 방송했습니다. 물론 모든 기관들이 그렇지 않지만 당시 몇 몇 기관에서 심각한 노인 학대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요양원에 계신 한 할아버지께서 인터뷰를 하셨는데
“죽어야 나가지. 이곳은 창살 없는 감옥이야. 죽어야만 나갈 수 있어.”
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으며 숨죽인 채 조용히 눈물만 흘렸습니다.
제 모습을 옆에서 본 남편이 그렇게 힘들면 아버지 모시고 오자며 허락을 해줬습니다.
남편이 동의 하고 난후 저는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자녀들과 다시 상의를 했습니다. 요양원에 계신 할아버지를 집에서 모시고 싶지만 너희들 의견이 더 중요하기에 너희들의 생각을 먼저 물어본다며 아이들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나중에 돌이켜 보니 이 과정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집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편히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감정적적인 결정이 아니라 가족이 모두 이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충분히 고민하며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가 퇴원해서 집에 오시면
낮에는 요양보호사가 집에 오셔 할아버지를 돌봐 주시지만 저녁에는 우리가 돌봐야 하고 기저귀도 우리가 갈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들 모두 할아버지를 모시는 것에 함께 찬성을 했습니다.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운지…
그런데 막상 아버지를 모시고 오려하자 남편이 아버지를 우리가 잘 모실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 커져 주저하게 되었고 저는 다시 조용히 기도하며 남편의 선택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남편도 찬성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