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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이 답일까, 전세로도 괜찮을까

안정감과 유연함 사이에서 고민하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by 머니데일리

꼭 사야 하나요? 라는 질문부터 다시 시작해보세요

요즘 같은 시기에 내 집 마련을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드뭅니다. 뉴스에서는 끊임없이 금리와 집값 얘기를 하고,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 집을 사기 시작하죠. 그래서 나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무언가를 놓치는 것 같아 마음이 급해집니다.


하지만 집을 사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 건,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입니다. 집이 자산이라고들 말하지만, 그것이 정말 내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하죠.


내 집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지금은 전세가 더 적합한 사람도 있습니다. 선택보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타이밍과 방향성을 찾는 것입니다.


전세가 주는 여유, 그리고 놓치기 쉬운 변수들

전세는 분명 편합니다. 큰 빚 없이 거주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이사를 결정할 수 있다는 유연함은 많은 이들에게 큰 장점이죠. 자금 부담이 적다 보니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 원하는 동네를 더 넓게 탐색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전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도 많습니다. 계약 갱신을 앞두고 집주인의 연락을 기다릴 때 생기는 불안, 예상치 못한 전세금 반환 이슈나 이사 준비의 스트레스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특히 요즘처럼 전세사기나 보증금 반환 문제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시기에는 마음 한켠의 긴장이 오래 머뭅니다.


전세의 장점은 충분히 크지만, 그 안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인지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집을 산다는 건 단순한 소유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집을 갖는 데서 오는 안정감을 이야기합니다. 반복되는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점, 아이가 있다면 학군을 고려해 장기적인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 무엇보다 매달 집주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안정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집을 산다는 건 단순히 부동산을 소유하는 일이 아닙니다. 대출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예상치 못한 유지비나 세금에도 대응할 수 있는지, 앞으로 몇 년간 삶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필요한 결정이죠.


감정적인 안정과 재정적인 부담은 늘 나란히 오기 때문에, 스스로 그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나와 내 가족의 삶입니다

집을 살까, 전세로 살까를 고민할 때 사람들은 먼저 돈부터 계산합니다. 대출이 얼마까지 나오는지, 전세 대출 이자는 얼마인지, 보유세와 취득세는 얼마나 되는지 말이죠. 물론 이 모든 계산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숫자만으로는 선택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어떤 생활을 원하는지, 가족이 어떤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지, 이 동네에서 앞으로 5년을 살아도 괜찮을지 같은 질문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부동산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의 기준 역시 삶의 방식에 맞춰야 합니다. 그 기준이 분명하다면, 숫자는 그 결정을 도와주는 도구가 되어줄 뿐입니다.


결정은 삶의 일부일 뿐, 그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내 집을 사든, 전세를 유지하든 결국 중요한 건 그 선택 이후의 삶입니다. 완벽한 선택은 없습니다. 모두가 말리는 시점에 집을 사서 잘된 사람도 있고, 모두가 사라는 시점에 기다린 덕분에 더 좋은 조건을 만난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왜 그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후의 상황이 달라졌을 때에도 스스로를 책망하지 않을 수 있죠. 주거는 삶의 무대입니다. 더 넓은 무대일 수도, 더 편한 무대일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위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입니다. 정답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방향은 결국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걸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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