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다고 말한 아이가 다친 날
첫째가 오늘 어린이집에서 꼬집혀 왔다.
워낙 순한 아이다.
태어나서부터 그랬다.
낯선 손길이 오면
조용히 뒤로 물러나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아이.
그 친구는
좋아서였을지도 모른다.
다가오고,
뽀뽀를 하려 했다고 한다.
그 순간 내 아이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
“하지 마! 불편해!”
그 말에 놀랐는지
아이의 얼굴을 할퀴었다고 했다.
그게 처음은 아니다.
전에도 같은 친구가
“하지 마, 불편해”라는 말을 듣고
가슴을 팍 밀쳤고,
그날 아이는
“그래서 너무 속상했어…” 하고
작게 말했다.
내 아이는
맞서 싸우지 못하는 아이다.
친구가 때리거나 괴롭혀도
손을 들지 않는다.
대신
울면서 말한다.
“하지 마! 불편해!”
“선생님 도와주세요!”
그게
이 아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저항이다.
나도 여러 번 고민했다.
“너도 같이 때려.”
“맞고만 있지 마.”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니까,
그게 더 덜 다칠 방법 같아서.
그런데
이 아이는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가 아니다.
누군가를 밀어내는 것보다
상처 주는 행동을 하는 것보다
스스로 무너지는 쪽에 더 가까운 아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
이 아이가
혹시라도 용기 내서 손을 들었다가
상대가 더 세게 밀고
더 크게 다가왔을 때
그다음을
버티지 못할 아이라는 걸.
그래서
차마 말하지 못한다.
“같이 때려”라는 말을.
대신 오늘도
나는 다른 말을 가르친다.
“그건 잘한 거야.”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정말 큰 용기야.”
“엄마는 네가 그렇게 말해줘서 더 좋아.”
세상은
다가가는 아이를
더 밝다고 말할지 몰라도
나는 안다.
멈춰 서서
자기 마음을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오늘도
나는 내 아이가
조금 덜 다치기를 바라면서도
자기 마음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그 사이에서
조용히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