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아무 일도 아니다

ㅡ 기준은 다름

by 사피엔





회의는 예정된 시간에 시작됐다.

보고서는 기한 안에 제출됐고, 수정 요청은 없었다.

추가 설명도 요구되지 않았다.


지점장은 화면에 떠 있는 표를 한 번 더 바라보다가

무의식적으로 도희 쪽을 보았다.

표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 이미 알고 있다는 시선이었다.


“이 자료를 정리하신 분이...”


지점장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부장이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그건 여기서 다룰 필요 없습니다.”


목소리는 낮았고, 속도는 빨랐다.

이미 정리된 사안이라는 듯한 말투였다.


지점장은 말을 삼켰다.

의자에서 일어나 있던 몸을 급히 고쳐 앉으며

부장 쪽으로 상체를 틀었다.


“네, 말씀대로입니다.”


방금 전까지 화면을 보던 시선은

이제 부장의 넥타이 매듭 근처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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