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며 사색하기.
날이 부쩍 추워져
야외에서 조깅을 못하게 되어
요즘은 아파트 실내 헬스장에서
새벽 조깅을 한다.
실내 트레이드밀을 선호하진 않지만
이젠 해도 늦게 떠서 어둡고
추워지니 대안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아이들이 곤히 자고 있는 시간
새벽 6시
물과 실내운동화를 챙겨 들고
터벅터벅 헬스장으로 향한다.
새벽 5-6시 사이
주차장도 아파트도 고요하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도착한 헬스장엔
사람이 거의 없다.
6시 10분쯤 도착하면 늘 먼저 와있는
2-3명의 아파트 주민분들.
난 이상한 것에 경쟁심을(?) 느끼는 사람이라
내가 일등으로 와야지! 하고 혼자 경쟁한다.^^;;
그렇게 요 며칠 내가 5시 50분에
도착해서 일등으로 헬스장 문을 열고 들어간다.
마치 중고등학생 시절
일등으로 교실문 열쇠를 풀고 들어갔을 때
그 뿌듯함과 비슷하다.
일등으로 도착해
몸을 풀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오늘도 일단 이곳에 나온 나 자신에게
마음속으로 무한 칭찬한다.
모두가 조용히 잠든 새벽
땀을 쭉 내며 달려본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고 했던가.
일찍 일어난 내가 열심히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는 시간이다.
1시간 30분간 운동하는 순간에도
나 자신과의 싸움(?)은 계속된다.
뛰면서도 5분만 더 뛸까?
기구운동을 하면서도 한 세트만 더 할까?
복근 운동하면서도 30초만 더 버텨볼까?
나 자신과 타협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실 나도 후딱 하고 집으로 가고 싶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이불속의 유혹은 강력하다.
그럼에도
운동하고 난 후 그 개운 함과 가벼움.
아이들에게도 여유롭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들이다.
난 전형적인 야행성에
아침잠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내가 새벽기상을 해서 책을 읽고
새벽조깅을 하는 날이 오다니!
40살 정도 되어보니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이 변한 것 같다.
50대엔 또 어떤 나의 삶이 될까?
실내에서 뛰며 창밖으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있으면
뭐든 다해낼 수 있는 마음이 한가득이다.
7 시즌 되면 하나 둘 헬스장으로
오전 운동 하러 오는 분들을 본다.
다들 무얼 하고 사는지
어떤 마음으로 운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자신의 몸을 챙기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분명 자기 자신을 많이 아끼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제는 나도 나를 좀 더 아끼고
돌보려 마음먹었다.
가족들의 건강이 엄마의 건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
언젠간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는 날이 오겠지?
온 가족 다 같이 마라톤 경기도 나가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 건강부터 단련해 두고 준비하고 있어야겠다.
내일도 아무 생각 없이 고민하지 말고 문을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