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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카이스트를 다녀와서

아이를 키운다는 책임감.

by 희재

우리 아들은 로봇, 코딩, AI를 좋아한다.

초등학교1학년 때부터 방과 후 활동으로

들었던 코딩수업 덕분인지

워낙 뚝딱뚝딱 만들고 조립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자연스레 관심사가 그쪽으로 흘러갔다.


난 아이들이 좋아하고 해보려 하면

일단은 꾸준히 진득이 시켜본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에서

난관을 만났을 때 어떻게 스스로 해결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지를 관찰한다.

그것만 관찰해 봐도

이아이가 이걸 오랫동안 하겠구나

아, 이건 좀 흥미가 곧 떨어지겠구나

이런 걸 예상할 수 있다.


첫째는

로봇이나,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걸 즐긴다.

아이디어도 제법 많다.

그리고 요즘은 부쩍 그쪽관련된 책들도

자주 본다.

초등학교2학년인데 학교 도서관에서

어른이 읽을법한 책을 빌려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과연 이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건가~

그래도 그냥 뒀다~


이런 모습을 보니

내가 경험의 확장을 좀 더 시켜줘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로봇 관련 전시나, 체험 등..

전국에 알아보고 다녀보려 노력 중이다.

카이스트에서는 2년에 한 번씩

오픈카이스트를 운영 중인데

아이의 관심분야가 다 모여있는 그곳에

데려가봐야겠다 마음먹고

학교도 가지 않고 아들과 함께 가보았다.


드론, 무기, 자율주행, 공장 자동화 등등..

앞으로 사람을 대신해서

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로봇과 기계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그 학과를 다니는

학생들이 자신이 연구하고

발명한 것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시연해 주는 시간들이 정말 뜻깊었다.


우리 아들은 형과 누나들에게

모르거나 궁금하거나 의문점이 드는 부분들을

자신 있게 질문하고

(좀 엉뚱한 질문도 있었지만^^)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들도 가졌다.

아이의 시선이라고 무시하거나

넘기지 않고 잘 들어주고 잘 답변해 주는

학생들이 너무 멋지고 자랑스러웠다.


아들은 다녀와서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 다 모여있었다며 좋아했고

이번에 사람들이 많아해보지 못한 체험들은

다음 2년 후를 기약하자고 약속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지금의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뭔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우리 아들도 꼭 카이스트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해 줄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카이스트를 다녀와서

아들은 어땟을지 모르겠지만

난 우리 아이들을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에 시간을 좀 더 써야겠구나 생각했다.

우리 어른들도 색다른 일들을 하거나

낯선 것들을 보거나

다른 공간에 가서 사색하다 보면 멋진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가 많지 않은가?

아이들도 자연과 더 많이 소통하고

색다른 경험들을 쌓다 보면

자신이 가진 강점과 외부환경에서 주는 영감들이 합쳐져

멋진 일들을 자주 경험하게 될 것 같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그 아이의 성향에 맞게

그 아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게 무엇일지

어떤 것들을 경험시켜 주면 좋을지

등등.. 참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부모인 것 같다.


예전에 우리 부모님들은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수월히 아이들을 양육했던 것 같은데

이런 부담감들이 자녀를 낳는 걸 꺼리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좁디좁은 한국에서 태어나

경쟁이 많은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니

부모들도 예민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내려놓고,

아이들이 가는 방향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연습을 자주자주 해야 할 것 같다.


한 아이의 인생의 긴 여정의 순간순간 마다

부모로서 올바르고

아이에게 최선의 선택을 고민하며 아이들을 키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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