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만남–마음에 스며든 소리,향기로 물든 오늘

by 아리에

소리는 마음을 깨우고, 향기는 기억을 데려옵니다

적막한 새벽,

그 작은 감각들이 나의 하루를 시작하게 합니다.



귓가에 닿는 소리 하나 없이

푸른 새벽은 적막을 품고, 세상은 고요 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시간마저 멈춘 듯 정지된 순간,

한 줄기 실바람이 정적의 가장자리를 조용히 건드리며

창틀을 스치는 여린 소리로 스며듭니다.


그 소리는 적막을 깨우며

작은 떨림으로 공간을 타고 흐르고,

차갑게 느껴졌던 정적 속에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집 안 구석에 머물던 외로움은

들려오는 경적 소리에 놀란 듯 일렁이다가

바람 한 점에 작게 접히며 사라집니다.


생각은 자유를 향해 나를 벗어나려 몸부림치지만,

나는 생각을 붙잡고 TV를 켜며 고요를 밀어내고

소리로 다시 세상을 채웁니다.


수도꼭지를 틀면 쏟아지는 물줄기가

잔잔하게 울러 퍼지던 모든 소리를 잠재우고,

비누향은 그 소리마저 덮듯

세상 안으로 은은히 퍼져나갑니다.

이내 물줄기 소리에 그 향기은 흔적만 남긴 채

따스한 물줄기의 감촉과 함께 사라지면서 잠시의 시간 속의

머물다 흘러갑니다.


달그락, 문 닫는 소리.

손을 스친 스킨 뚜껑이 바닥에 떨어져

데구루루 굴러가 소리로 머물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저벅저벅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는

나를 조용히 주저앉히고

잠시의 휴식으로 멈추게 하며 마음을 비웁니다.


TV 소리는 공기를 붙잡지만

잔잔히 번지는 커피 향기에 흔들리고 부서지며

이내 자리를 내어줍니다.

향기로 남은 그 순간은

기억의 가장자리에 조용히 피어납니다.


소리로 품었던 활기는

향기로 아련해지고,

그 감각은 나를 사색의 늪으로 이끌어

첫사랑의 설렘으로 피어납니다.


노란 단풍잎이 소복이 쌓인

춘천의 거리로 나를 데려갑니다.

기억을 아무리 헤집고 찾아도

이제는 떠오르지 않는 얼굴,

하지만 이름만큼은 가슴 깊이 남아

그 다정했던 속삭임으로 나를 기다립니다.


작은 마음으로 조심스레 붙잡아보지만

그 손끝은 다시 교정을 거닐던

어린 날의 친구들 속으로 이끌립니다.


플라타너스가 줄지어 선 교정 아래,

하얀 얼굴에 노란 미소를 머금은 마가렛 사이로

우리는 걷다가, 뛰며

그날의 이탈에 취해 마음에 추억을 새기던

그리운 친구들.


‘영원’이라는 단어가

우리와 함께할 줄 알았던 그 시절.

지금은, 그날의 흔적만이

기억 속에 고요히 남아 있습니다.


소리가 들려주는 기억들을

향기가 조용히 품어 안으며

나는 다시 지금의 시간으로 돌아옵니다.


가지런히 이불을 정리하고,

하나하나의 추억을 영혼의 창고에 조심스레 접어둔 뒤

아이들을 깨웁니다.


“엄마…”

사근사근, 숨소리처럼 간지러운 그 부름에

청량한 아침 공기가 손을 맞잡고 천장을 맴돌다

조용히 벽 사이로 사라집니다.


바람이 불어와 소리로 나를 깨우고,

진하게 퍼지는 커피 향은

세상으로 향하던 소리들을 밀어내며

나의 오늘을 시작하게 합니다.


그 향기와 소리는 곧

아이의 숨소리에 스며들어 사라지지만

청량한 아침 공기는

그 숨결마저 따스히 품으며

하루의 시작으로 이끕니다.


소박한 소리들이 모여 하루의 문을 열고

은은한 향기는 공간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복잡했던 시간들을 다독이며 하루의 수고를 알아주듯,

나의 삶을 따뜻하게 이끌어줍니다.


사소하지만 작은 소리와 곁을 지키는 향기로 오늘도 풍요로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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