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그 돈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넘기기엔,
너무 슬펐다.
어제는 울었다.
딱히 누가 상처를 준 것도, 끔찍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너무 슬펐다.
돈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시간 속에서 사라진 그 돈이
너무 아까워서, 결국 울고 말았다.
밥값을 속으로 계산하고,
어디서 얼마를 줄일 수 있을지 눈치를 보며 머릿속에서 저울질하던 나.
그런 나 자신이 너무 싫어서, 속상해서,
견디지 못하고 울어버렸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그중에서도 나를 위해 산 8천 원짜리 핀이었다.
함께 본 연극 티켓보다도, 그 작은 핀이 더 아까웠다.
그 감정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일상이
나에겐 수많은 계산과 고민 끝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그 사실이 자꾸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벌면 나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늘어나도,
나는 여전히 같은 고민 속에 갇혀 있다.
원하는 건 계속 많아지고,
“이 정도는 나를 위해 해도 되잖아”라는 생각과
“이조차도 아깝다”는, 몸에 밴 절약 습관 사이에서
나는 자꾸 무너진다.
살짝의 여유를 느끼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현실은 먹고살기에도 벅차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려면 또 돈이 든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시간이
계산서 위에 무겁게 놓인다.
모른 척하고 싶지만,
계산서를 스치는 그 사람의 눈동자.
그 눈빛 하나가, 나를 무너뜨렸다.
이 정도면 괜찮은 삶일까?
정말 얼마를 벌어야 이 불안에서 자유로워질까.
왜 이렇게 버겁기만 할까.
혹시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누구에게 말하기엔 사소해 보일까 봐,
늘 혼자 씹고, 또 씹다가,
아무 말도 못 한 채 삼킨다.
정작 가장 깊은 고민은
끝내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속으로만 삭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욕심이 많다.
무언가 하나를 포기하는 게, 너무 어렵다.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일들이
왜 나에게는 이렇게 힘겹게 다가오는 걸까.
돈도, 사랑도, 일도, 친구도.
결국엔 다, 돈 앞에서 흔들린다.
돈이 없어서 비참해지고,
사랑이 무력해지는 순간이 있다는 걸
이번엔 분명히 느꼈다.
이제 조금은 이해가 된다.
예전에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의 슬픔이.
그건,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럴 때,
말없이 곁에 있어줄 누군가가 문득 그리워졌다.